검찰 "홍사덕에 돈 건넨 것 맞다" 진술 확보… 홍 전 의원 곧 소환할 듯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홍사덕(69)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인물로 지목된 경남 합천 소재 중소기업 H공업 대표 진모(57)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홍 전 의원 측에 돈을 건넨 것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진씨의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주 안에 홍 전 의원을 소환할 예정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진 회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소환, 돈 전달 여부와 정황, 자금 출처 등을 추궁했다.

특히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인의동에 있는 홍 전 의원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중국산 담배상자에 든 5000만원을 가져와 전달하라고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홍 전 의원과 진씨 사이에 돈이 오간 정황에 대한 사건 제보자인 진 회장의 운전기사 고모(52)씨는 선관위와 검찰 조사에서 "진 회장의 지시로 홍 전 의원 사무실에 5000만원을 들고 올라와 홍 전 의원의 측근 여성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었다.

진 회장은 그동안 "그 여성에게 준 건 돈이 아니라 녹차였다"며 금품전달 의혹을 부인해왔으며, 지난달 24일에는 검찰조사를 마치고 나와 제보자 고씨를 고소하겠다고 한 바 있지만 최근 검찰 조사에서 `홍 전 의원 측에 돈을 건넨 것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은 돈을 직접 건네받았다는 홍 전 의원 측근 신모(여)씨 등 관련자 조사에서 자신의 금품제공 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이 나오고, 검찰이 그외 다른 물증까지 제시하자 종전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은 다만 홍 전 의원 측에 제공한 금품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진 회장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일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진 회장에 대한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중 홍 전 의원을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의원은 진씨로부터 지난 3월 중국산 담배박스에 담긴 5만원권 5000만원을 건네받고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 택배를 통해 각각 500만원을 받는 등 총 6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