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나 사망자 유족들과 대화에 나선다.
최근 유력한 대권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는 등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발병이 이슈화될 조짐을 보이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17일 "반도체 공장 피해자 문제를 풀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대화하자는 뜻을 피해자 소송대리인을 통해 공식 전달했다"면서 "대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대화 시기와 방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화 제의는 피해자들이 진행 중인 산업재해 인정 소송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또한 직업병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도 아니다"고 말해, 회사 차원의 보상 문제를 풀자는 것일 뿐 피해자들이 근로복지공단과 벌이고 있는 소송 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피해자들과 대화가 이뤄질 경우 지난해 8월 마련한 '퇴직 임직원 암 발병자 지원 제도'를 기준으로 보상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사업장에서 일하던 임직원이 퇴직하고 나서 3년 이내에 암에 걸리면 10년간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암 치료 중 사망하면 위로금으로 1억원을 준다.
삼성전자는 또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피해자들과 근로복지공단이 벌이고 있는 소송에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부사장은 17일 삼성 사장단회의 브리핑에서 “과거에도 말했듯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5년전부터 불거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는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이 산업재해로 인정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한편,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6년간 일하고 뇌종양 수술을 받은 한혜경(35·여)씨 등은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