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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버튼 없고 모바일 기기 호환되는 MS '윈도8' 출시… UI 대변혁

[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개인용 컴퓨터인 PC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휴대용 모바일 기기로 넘어가는 정보기술(IT)업계의 변화 속에서 애플, 구글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바일 기기와 호환되는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8'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발걸음을 뗐다.

MS의 새 OS 윈도8이 26일 자정을 기해 전 세계에서 동시 출시됐다. 한국MS도 전날 밤 11시부터 윈도8 출시 기념행사를 열고 국내 공식 판매에 돌입했다.

윈도8은 윈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작버튼이 사라지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둥근 아이콘이 타일로 바뀌는 등 사용자환경(UI)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또 웹 브라우저도 모바일과 PC를 지원하는 두 가지 모드로 나왔다.

미국의 뉴욕 맨해튼에서 25일(현지시간) `윈도8'을 발표한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윈도8이 PC에 대한 현재의 인식을 무너뜨릴 것"이라면서 "윈도를 새롭게 만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우리의 고객을 위한 새로운 시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윈도8과 함께 노트북, 태블릿, 컨버터블, 올인원 등 다양한 형태의 윈도8 PC 70여종이 출시된다. 일부는 윈도8 출시 기념행사에서 공개됐다.

한국MS 김 제임스 사장은 "윈도8은 완전히 새로운 상상을 담은 운영체제"라며 "PC건 태블릿이건, 정보를 생산할 때나 소비할 때나, 업무 중이든, 여가를 즐기든 사용자에게 가장 맞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8은 기존의 윈도와는 완전히 다른 사용자 환경(UI)을 제공한다.

먼저 첫 화면은 윈도폰에 적용한 메트로 UI를 옮겨온 형태로, 터치에 최적화되어 있다.

윈도8 사용자는 컴퓨터를 켜고 로그인을 한 직후 익숙한 바탕화면이 아니라 '스타일UI' 시작화면을 보게 된다.

스타일UI는 불과 몇달 전 결정된 이름으로, 이름이 여러가지라 사용자들이 관련 정보를 찾으려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지난해부터 쭉 불린 명칭은 '메트로UI'이며, 한국MS는 스타일UI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내걸었지만 모던UI라는 별명도 사용되고 있다.

스타일UI는 마우스와 키보드로도 조작이 가능하지만 터치스크린 기기에서 쓰는 게 자연스럽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모바일 기기의 확산에 발맞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도 호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첫 화면(바탕화면)을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타일 모양의 아이콘으로 구성했다.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기능을 수행하는 단추가 둥근 아이콘이 아니라 사각형 '타일'이 된 것이다. 데스크톱모드의 바탕화면에 아이콘들이 배치되듯이 스타일UI에는 타일들이 놓이게 된다.

또 윈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작' 버튼이 없어졌다. 대신 데스크톱이라는 타일을 눌러 화면을 전환하면 기존 윈도에서 사용되는 바탕화면이 그대로 나타나게 만들었다.

스타일UI 채택과 함께 시작 화면은 빠르고 유연해졌다는 평가다.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앱과 콘텐츠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또 스타일UI 첫 화면에는 터치에 최적화된 새로운 '인터넷익스플로러(IE) 10'이 탑재되어 있다.

전체화면으로 실행돼 웹서핑할 때 창 테두리가 보이지 않고 테두리 구성요소를 꺼내 보면 검색창 기능을 통합한 주소표시줄이 화면 위가 아니라 밑에 나온다. 위에 나오는 것은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열었을 때 이를 오갈 수 있는 '탭' 선택 부분이다.

이 IE10에서는 액티브X가 먹통이 돼 액티브X 기반 인터넷뱅킹, 온라인쇼핑몰, 그룹웨어 프로그램 등과 호환되지 않는다. MS의 고유 플러그인 기능 '실버라이트' 역시 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이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어도비 '플래시' 콘텐츠는 일부 지원되며, 유명 동영상 사이트의 콘텐츠도 재생 가능하다. 하지만 플래시 기반으로 만든 웹사이트UI나 게임을 즐길 수는 없다.

이외에 메신저, 메일, 일정, 사진, 음악, 동영상, 게임, 날씨, 여행, 스포츠, 뉴스 등의 프로그램들을 실행하는 타일이 있다.

'데스크톱'이라는 타일을 찾아 누르면 익숙한 윈도 바탕화면, 작업표시줄, 탐색기 아이콘이 나타나는 '데스크톱모드'로 전환된다.

데스크톱모드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주로 써온 기존 윈도PC의 UI를 살려놓은 것으로, 여기서 돌아가는 IE10 브라우저는 윈도7에서 돌아가는 IE9와 거의 동일하다.

액티브X, 플래시, 실버라이트, 자바 등 플러그인 기술을 모두 쓸 수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 아이콘은 작업표시줄 왼쪽에 놓인다.

데스크톱모드는 브라우저 외에 오피스, 메신저, 음성과 영상 또는 이미지 편집툴같은 기존 설치형 프로그램도 큰 문제 없이 실행한다.

특히 이 모드에서도 작업표시줄에 '시작단추'가 사라져 가장 큰 변화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몇몇 윈도용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가 시작단추를 되살리는 프로그램을 내놔 이 기능을 계속해서 이용하기를 원할 경우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된다.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드라이브(SkyDrive)'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윈도8은 공식 사이트(www.windows.com)를 통해 전 세계 140여개 지역에서 37개 언어로 다운로드 서비스가 제공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개인을 위한 윈도8으로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윈도8'과 전문가를 위한 '윈도8 프로' 두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윈도8 프로는 윈도8을 기반으로 데이터 암호화, 가상화, PC 관리 및 도메인 연결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기업용으로는 '윈도8 엔터프라이즈'가 나왔다.

'윈도 투 고(Windows To Go)', '다이렉트액세스(DirectAccess)', '브랜치캐시(BranchCache)' 등 모바일 생산성을 높이는 기능과 함께 '비트로커(BitLocker)', '앱로커(AppLocker)' 등 더욱 강화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윈도8이 MS에게 기회이기는 하지만 초반부터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술 분석가 제프 케이건은 "윈도8의 디자인은 큼직큼직하고 대담하다. 매우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새로운 운영체제다"라고 언급했다.

케이건은 그러나 MS가 사용자들에게 새 운영체제에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주는 대신에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제품을 출시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