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그리스가 국외 채권단과 긴축안에 합의했지만 내부 반발로 의회 표결 일정을 내주로 연기했다고 AP·AFP·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30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긴축안 협상을 끝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135억 유로 규모의 예산 감축 방안을 놓고 트로이카 실사팀과 협상을 벌여왔었다.
사마라스 총리는 "(트로이카로부터) 추가 지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내달 현금이 고갈된다"면서 "긴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계속 머물면서 위기를 탈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립정부 참여 정당인 사회당은 사마라스 총리의 발표가 성급했다면서 EU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내달 12일까지 긴축안 관련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고, 다른 연정 참여 정당인 민주좌파는 긴축안에 포함된 노동개혁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또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은 연금과 복지 부문 축소, 공공부문 민영화 조치 등에 반발하면서 긴축안의 의회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치권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재무장관은 긴축안의 의회 표결을 내주로 1주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의회 표결에서 여당 쪽 이탈표가 대거 나와 긴축안 통과가 무산되면 정부 불신임으로 이어져 최악에는 총선거를 또 치를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돼 의회 표결이 그리스 위기 해결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긴축에 반대하는 주요 노동조합은 또다시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