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생명이 올해 불황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다른 금융 계열사들도 인력을 동결하거나 감축 범위를 최소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연말에 희망퇴직을 받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올해 희망퇴직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삼성생명의 1위 자리 수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7월 말 현재 임직원이 6646명, 보험설계사가 4만2867명인데,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희망퇴직 형식으로 300여명씩 줄인 바 있다.
NH생명보험의 신규 진입으로 인해 삼성생명의 생보 시장 점유율은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에 23.22%로 전년 동기(26.85%)보다 3.63% 포인트나 쪼그라들었고 1분기 운용자산 이익률도 4.7%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이 최근 10년 만에 경영 진단을 받자 일각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있었다.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는 희망자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되 퇴직 인원은 소폭으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이 최근 계속된 구조조정으로 직원 사기가 크게 떨어진 점을 고려해 현재 인력을 최대한 끌고 가면서 위기를 타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2년 연속 150여명씩 희망퇴직 형식으로 인력을 감축했지만 올해는 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희망퇴직 논의가 아직 나오지 않지만 작년, 재작년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면서 "다만 급하게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예년처럼 배려해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카드업계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삼성카드도 인위적인 인력 조정은 거의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영 여건에서도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오르고 수익성도 카드 업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인력을 지키기로 한 데는 우리카드가 내년에 우리은행에서 분사하는 점도 고려했다.
카드업계에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지면 우수 인재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11월에 희망퇴직 신청 등이 내부 게시판에 뜨는데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