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지난 5월 부산항에서 시리아행 중국 선박에서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부품이 한국 당국에 적발돼 압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3일(현지시간) 교도통신은 북한에서 제조된 것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 부품이 시리아로 운송되던 중 지난 5월 중간 기착지인 부산항에서 한국 당국에 적발돼 압수됐다고 유엔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외교 관계자들은 부산항에 정박 중이던 시리아행 중국 상하이의 한 해운사에 소속된 화물선 신옌타이(Xin Yan Tai)에서 로켓 노즐 등 탄도미사일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흑연 실린더 445개가 발견됐으며, 이 부품은 북한에서 만들어졌고 북한이 수출하려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흑연 실린더가 내열성이 높아 탄도미사일의 로켓 노블과 대기권 재진입용 선단 부분에 사용가능한 물질로이라며,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해 수출과 수입을 금지한 미사일 부품 및 군사관련 물질에 해당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안 위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4월 자신들이 평화적인 위성이라고 주장한 로켓 발사를 강행,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강력한 규탄과 추가 제재를 담은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번 적발로 북한이 유엔의 이런 조치 이후에도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 미사일 관련 부품을 수출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흑연 실린더 445개는 로켓의 노즐과 탄두를 대기에 다시 진입시키는 재돌입 운반체(re-entry vehicle)의 노즈 팁(nose tips)에 사용될 수 있다.
또 신옌타이호는 2005년에 건조된 것으로, 상하이에 있는 한 선박회사의 소유로 알려져 중국이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미사일 부품 발견은 북한에 대한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특별 위원회에 배포된 중간 보고서에도 포함됐다.
중간 보고서는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매년 11월 작성한다.
유엔 관계자들은 "미공개 사안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결의 위반 여부는 전문가 패널의 최종 보고서가 나와야 하고 북한제재위원회와 안보리 논의를 거쳐서 결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