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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실수요자 경매시장으로 몰린다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내집마련'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10월 서울 아파트경매 입찰자가 1622명으로 연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19일 밝혔다.

1월 938명, 2월 944명 등 연초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경매시장에서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경매장을 찾는 젊은 부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어 주택의 주수요층인 이들이 경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경기침체 심화로 최근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경매물건이 급증, 저렴한 가격에 내집을 마련하기에 좋은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은 지난 1월 570건에서 10월 950건으로 66.7% 증가했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버블세븐'(서울 강남·서초·송파구·양천구(목동), 경기 분당·평촌·용인 등) 지역에서 매달 500~600개씩 아파트 물건이 나오는 등 공급이 풍족해 기존 매매시장이 부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 목적으로 경매를 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실수요자에게 밀리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인해서 연일 집값이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오를 때 왕창 올랐다가 떨어질 때는 찔끔찔끔 떠어지는 부동산의 하방경직성 때문에 수요자가 체감하는 하락폭은 적다는 것도 경매 인기의 한 요인이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올해(1.6~11.9) 수도권 아파트 매매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45주 연속 떨어져 2008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실제로는 연초 대비 3.51% 빠지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아직도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저렴한 주택을 찾는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경매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