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영국에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도 지나치게 적은 세금을 낸다는 비판을 받아온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결국 백기를 들고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액수가 지나치게 적어 비난 여론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8년 영국에 진출한 이래 현재 영국 내에서 700여곳의 매장을 운영하며 총 30억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고작 860만파운드의 법인세만 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세금 회피 논란이 불거져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영국 국세청과 협상을 벌여왔었다.
스타벅스는 네덜란드에 있는 유럽본부에 로열티를 지불했기 때문에 세금을 적게 냈다고 해명했지만 영국 내 여론은 이익 일부를 영국 이외 사업장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낮춰 세금을 줄인 것이라고 분노하면서 영국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에까지 들어갔고, 마거릿 호지 노동당 의원은 정부에 '꼼수 세금' 기업들 명단을 발표하고 불매운동을 지원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013년과 2014년에 영국에서 약 1000만파운드(약 174억원)의 세금을 각각 내겠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크리스 엥스코브 스타벅스 영국법인 사장은 이날 런던상공회의소에서 연설하기 전 배포한 연설문에서 "고객이 우리가 더 많은 걸 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세법에 규정한 것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엥스코브 사장은 "우린 내년과 내후년 이익 여부와 관계없이 `상당한' 액수의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약속할 것"이라며 "계산 중이긴 하나 약 1000만파운드를 지급하거나 미리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내기로 한 연간 1000만파운드 정도의 세금은 영국에서 벌어들인 총액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아 이번 발표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잠재우지는 못할 것 같다고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