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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전화로 사람 잡은 호주방송 진행자 첫 심경 밝혀

[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최근 임신 소식이 알려진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를 돌보던 킹 에드워드 7세 병원 간호사가 장난전화에 왕세손비의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자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난전화로 여 간호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호주의 라디오방송사 '2데이FM'의 진행자들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심경을 밝혔다.

10일 호주 언론과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간호사 재신사 살다나(46)의 자살 직후 방송진행직에서 하차한 뒤 칩거해온 '2데이FM'의 공동 진행자 멜 그리그와 마이클 크리스천은 이날 오후 6시30분(현지시간)에 방송된 채널9의 시사 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했다.

인터뷰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한 이들은 사전 녹화된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트레이시 그림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과가 초래될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자살한 간호사 유족과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가 진행하는 것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장난전화는 매우 일반화된 방식이며 수많은 다른 프로그램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런 일이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이번 일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또 자신들의 어색한 억양 등으로 인해 금방 끊어질 줄 알았는데 당황했으며, 실제로 병원 관계자와 통화하게 될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간호사의 자살 소식을 듣고 어떤 심경이었냐는 그림쇼의 질문에 한동안 말을 못하다가 "유족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리그와 크리스천은 '커런트 어페어' 녹화를 마친 직후 또다른 시사 프로그램인 채널7의 '투데이 투나잇'과도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4일 살다나 간호사는 여왕과 찰스 왕세자를 사칭한 이들 진행자의 장난 전화를 받아 다른 간호사에 연결해 미들턴 왕세손비의 치료 정보 유출의 원인제공자가 됐다. 이후 장난전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7일 숨진 채 발견돼었으며 사인은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