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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수술실 실내화에는 '무좀균'이 드글드글?… 다른 곳은 어떨까?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병원 수술실의 공용 실내화조차 10짝 중 1짝에서 무좀균이 검출됐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병원 수술실이 이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곰팡이(진균) 감염에 의한 무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에서 공동으로 신는 신발에 대해서는 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대구가톨릭대의대 피부과학교실 연구팀이 대한의진균학회지 최근호에 보고한 논문에 따르면, 2009~2010년 4차례에 걸쳐 총 240켤레의 수술실 실내화를 수거해 배양한 결과, 9.2%(22켤레)에서 무좀균인 피부사상균이 검출됐다.

병원 내 수술실 공용 실내화의 곰팡이 오염빈도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부사상균은 피부에 감염되는 곰팡이(진균)로, 이 곰팡이는 주로 발이나 손, 손발톱, 사타구니 등에서 발무좀, 손발톱무좀, 완선, 어루러기 등을 포함하는 '백선'이라는 질환을 일으킨다.

이 질환은 우리나라 피부과 외래 환자의 약 10~15%를 차지하는데, 피부병 중 습진 다음으로 흔하다.

이 중에서도 발무좀은 고온 다습한 환경이나 밀폐된 신발을 착용하는 경우, 공동목욕탕이나 수영장, 공용 실내화를 사용하는 경우 등에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결과가 수술실의 세균오염이 심각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술실 실내화의 곰팡이 검출률은 찜질방이나 목욕탕 등 공중 이용시설에 비해 크게 적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옮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의료진은 "무좀균은 아무리 소독을 해도 대기중, 특히 습한 부위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다만, 공용 실내화가 사용되는 장소가 무균적 환경이 필요한 수술실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추가적인 비용발생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기존 소독제 외에 항진균제 소독을 추가하는 게 무균적 환경 유지와 원내 감염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