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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중도개혁·합리적 보수로 우클릭?

[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민주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앞두고 당의 정책 노선이나 정체성을 좌편향에서 중도개혁이나 합리적 진보로 재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작년 총선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지나친 `좌클릭'이 국민적 안정감을 약화시키고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민주당의 노선은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과 10년전 민주당을 지지했던 50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일 "민주당은 중도개혁으로 우클릭해야 한다"며 "합리적 개혁이나 합리적 보수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학용 의원은 "중도층을 잡지 않고는 정권을 잡을 수 없음에도 너무 좌쪽으로 기운 것 아닌가 싶다"며 "경제사회 분야에서 좌측으로 기울더라도 안보 분야에서는 중도우파 정도의 관점을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재협상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강경한 목소리에 휘둘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야권연대에 집착하면서 민주당이 금도를 넘어섰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한미FTA의 큰 틀은 참여정부 때 이뤄진 것이고, 해군기지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태도가 모호했다"고 지적했고, 한 초선의원은 해군기지 문제로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긴 것에 대해 "이 문제가 국가 예산을 뒤흔들만한 것인가 싶다. 우리는 정당이지, 시민단체가 아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강기정 의원은 "국민은 민주당이 안보ㆍ치안 정책이 불안한 정당처럼 보는 것같다"며 "한미FTA를 비롯한 대외 개방정책 등 경제정책도 재고할 부분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야당 귀족주의'에 빠져 서민과 중산층의 삶으로부터 괴리됐다는 강도높은 자성론까지 나왔다.

우원식 원내 수석부대표는 "10년 전 우리를 지지한 40대가 50대가 됐는데 그분들의 지지를 잃었고,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200만원 소득 이하의 서민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책상머리에 앉아서 관념적으로 사고하고 생활정치, 맞춤형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