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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주주 동의 없이 박카스사업 매각안한다… 3월 주총서 정관 개정"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동아제약이 시장의 '편법 상속'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핵심 사업인 박카스 사업을 임의로 매각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넣어 정관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아제약은 18일 최근 회사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물적분할 비상장회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제기된 데에 대해 시장의 의견을 반영해 지주회사 전환 후 신설되는 비상장법인 동아제약이 박카스 사업을 양도할 경우 주총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박카스 사업을 양도 시 주총 특별결의를 요하도록 하겠음'이라는 내용을 넣어 정관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는 일부 소액주주 및 시장에서 박카스를 판매하는 일반의약품 사업부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100% 자회사(비상장)가 되면서 주주들의 지배권을 벗어나게 돼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지난해 동아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발표된 후 시장 일각에서는 박카스와 일반의약품 사업을 수행할 비상장 동아제약이 지주사의 100% 자회사여서 오너 일가가 임의로 박카스를 처분하는 등 지주회사 이사회 결의만으로 지배권이 제 3자에게 이전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제기됐다.

동아제약은 "박카스 사업 매각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돼 시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분할계획이 무산되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성장 플랫폼 구축'이 무산돼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 주가는 분할 발표 이후 30%쯤 오른 상황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구체적인 문구는 법적 검토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며 "물적분할로 만들어지는 동아제약의 지분 매각도 마찬가지 절차를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10월 투자사업부문, 전문의약품사업부문, 일반의약품 사업부문을 분리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전문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판단, 회사 분할을 결정한 바 있다.

기업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동아제약은 기존 동아제약을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을 담당할 동아에스티이로 분할하고,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분야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비상장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별도로 설립해 맡길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일부 시장에서 물적분할된 비상장회사(박카스, OTC)에 대해 지주사 전환 계획이 박카스 사업을 제3자에게 '헐값'에 넘기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6일 미국의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기관투자자서비스(ISS)에 이어 이날 글래스루이스앤코도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고 동아제약은 전했다.

한편, 동아제약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표결하는 임시주주총회는 28일 열리며, 지분 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