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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영국 총리 "2017년까지 EU 탈퇴 국민투표 시행"… 성사여부 불투명

[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오는 2017년까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에 대해 국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를 위해 EU와 회원국 지위 변화를 위한 재협상을 추진하고, 2015년 총선에서 이같은 방안에 대한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보수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1년 가까이 계속된 EU 탈퇴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돌파구로 풀이되고 있지만, 영국의 EU 탈퇴 결정권이 정부의 손을 떠났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만 높인 정치적 도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런던 블룸버그 회의장에서 가진 EU 현안 연설에서 "이제는 영국 국민이 유럽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영국 정치가 안은 유럽 관련 문제를 매듭지을 때가 됐다"며 EU 탈퇴와 관련한 국민투표 추진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EU 탈퇴 국민투표 방안을 보수당 정부의 차기 총선 공약으로 삼을 계획을 밝혀 1년 가까이 지속된 EU 탈퇴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정부 차원의 해법을 제시했다.

차기 총선에서 EU와의 협상 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보수당이 승리하면 늦어도 2017년까지 찬반 의견을 명확히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2015년 총선 이전에 EU 지위 관련 국민투표 법안 초안을 확정하고, EU와의 재협상 공약을 내걸고 차기 총선을 치르게 된다.

그는 국민투표 방식과 관련 "EU와 재협상 결과가 나오면 찬반 의견을 묻는 단순명료한 방식으로 국민의 뜻을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국민투표의 전제 조건인 EU와의 협상에서 실패하면 어떤 대안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또 실제 국민투표가 시행되려면 캐머런 총리의 언급대로 '차기 총선 승리'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시행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집권 보수당은 야당인 노동당에 지지율이 10% 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또 캐머런 총리는 "영국은 유럽에서 고립되기를 원치 않고 공존할 수 있는 EU와의 새로운 관계를 원한다"고 말해 EU 탈퇴보다는 잔류 쪽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