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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 미약한 회복세… 한국은 아직도 둔화국면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올해 세계 경기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과 일본이 여전히 부진하고 불안 요인도 적지 않아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경기는 최근 경제 지표에서 '둔화'에서 '회복'으로 조금씩 나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환율, 가계부채 등의 변수가 많아 아직도 둔화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와 KB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4개 주요 지역의 11월까지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를 점수화한 결과, 32점 만점에 19점으로 나타나 세계 경기가 약한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치는 4개 지역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전월비,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을 고려해 수축, 둔화, 회복, 확장 국면으로 구분하고 순서대로 1~4점을 부과해 얻은 것으로, 만점인 32점에 가까울수록 강한 경기 확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하고, 0점에 근접할수록 뚜렷한 경기 수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는 선행 사이클이 회복 국면이어서 3점, 동행 사이클은 확장 국면이어서 4점으로 총 7점이었다.

중국은 선행이 확장국면인 4점, 동행은 회복국면인 3점으로 미국과 같은 7점이었다.

반면, 유럽은 선행 사이클이 둔화 국면인 2점, 동행 사이클이 수축 국면인 1점으로 총 3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일본은 유럽보다 더 나빠 선행, 동행 사이클 모두 수축 국면인 1점을 받으면서 총 2점에 그쳤다.

세계 경제의 쌍두마차인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8.1%, 2분기 7.6%, 3분기 7.4%로 계속해서 줄어들다가 4분기 7.9%로 전환해 3분기 바닥론이 제기됐다.

미국도 성장률이 작년 2분기 1.3%에서 3분기 3.1%로 껑충 뛰어올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부채한도 증액이 5월까지 한시적인 것이어서 상반기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미국 정부가 국방비를 비롯한 정부 지출을 대폭 삼각한 결과로 4분기 경제성장률이 -0.1%를 기록하며 14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여 아직 완연한 회복세로 들어서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유럽과 일본도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었지만 성장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작년 말 현재 주요 투자은행(IB) 11곳이 전망한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0.2%로 마이너스가 이어졌고, 일본 성장률도 작년 1.9%에서 올해 0.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불안요인이 적지 않아 세계 경기는 의미 있는 '확장'보다는 미약한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한편, 한국은 선행, 동행경기 점수가 각각 둔화 국면으로 판단돼 4점에 그쳤다. 경기 사이클 상으로는 아직 둔화 국면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이 4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점차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부담이지만, 엔·달러 환율이 100엔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세계 경기 회복이 환율 부담보다는 더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KB투자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올해 세계 경기가 회복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1분기, 2분기에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3분기가 되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