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 연설을 통해 "5년 전 저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대한민국을 선진화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청와대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나가는 이 순간까지 잠시도 잊지 않았던 소명은 오로지 선진일류국가로 가는 기초를 닦겠다는 것"이었다며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소회를 담담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위대한 국민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지난 5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장 보람되고 영광된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5년을 떠올리며 가장 먼저 꼽은 것은 두 차례나 닥친 경제 위기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5년간 두 차례에 걸친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더 큰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고자 힘썼다"면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전 세계를 엄습하면서 모든 나라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당시를 회고하면서, 임기 내내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상경제정부'를 선언, 145차례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정책을 집행한 게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임기 동안 높아진 국격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글로벌 코리아를 국정의 주요 과제로 삼고,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한 것도 유효했다"면서 "이제 녹색성장은 이제 세계 공통 용어가 되고 많은 나라가 함께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선출,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 등을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인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이어 심화되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도입한 일자리 나누기, 복지 사각지대 지원, 미소 금융, 든든 학자금, 전통시장 상품권과 같은 '친서민 정책'도 성공한 정책으로 소개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정권은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과 제재를 자초해 막다른 길로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를 위해 남북관계를 이용하지도 않았고 실질적인 변화 없이는 일방적 지원도 절제했다"면서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안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천안함 사태로 전사한 장병에게는 "언젠가 통일이 되는 바로 그날 이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한 사람 한 사람 부르고자 한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