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국내 의류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유니클로' 등 수입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가 공식 AS센터도 없는데다 사설 업체를 이용한 AS 접수마저 거부, 판매 후 AS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PA는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맞춰 1~2주 만에 다품종 제품을 대량 공급해 유통까지 책임지는 '패스트 패션'을 말한다.
12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유니클로', 'GAP', 'ZARA', 'H&M', '망고' 등 5개 수입 SPA 브랜드의 공식 AS센터 여부를 조사해본 결과, 단 한 곳도 AS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매장에서는 AS 접수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브랜드는 제품 구매 시 '바지 길이 수선'만 해줄 뿐 다른 수선은 불가능했다.
또 '유니클로', 'GAP', 'ZARA'는 사설 업체를 이용해 유상 수리를 했으나, 'H&M'과 '망고'는 이마저도 없어 수선 땐 세탁소를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고객이 돈을 내겠다고 해도 매장에서 사설업체 AS의 수선 가능 여부조차 안내받기 어려워 SPA 브랜드에서 지정한 사설 AS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사설 AS업체에서 AS를 할 수 있다는 3곳의 9개 매장에 직접 문의해본 결과, '수리가 불가하다'고 답한 곳이 전체의 40%에 달했다.
이는 옷을 입다가 실수로 찢어지거나 단추 등 소모품을 잃어버릴 경우, 해외 SPA 브랜드로부터는 사실상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유니클로', 'GAP', 'ZARA', 'H&M', '망고' 등 수입 브랜드는 연간 50% 이상 팽창하는 고속 성장을 지속, 2011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국내 의류 시장과 SPA 시장을 장악한 상태지만, AS는 구멍가게만도 못한 것이다.
하지만 수입 브랜드와 달리 국내 SPA 브랜드는 대부분 AS센터를 운영했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는 공식 AS센터가 없었지만 이랜드리테일의 SPAO와 MIXXO, 코데즈컴바인의 코데즈컴바인은 공식 AS센터에서 수선할 수 있었다.
그동안 SPA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에 한철 입고 버리는 일회용 패션'이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AS마저 부실해 패션 쓰레기 양산을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PA 브랜드 유통업체들은 국외에서 생산·완성돼 국내에 수입되는 의류는 소모품 보유 의무가 없고 수익 구조상 AS 센터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SPA 상표 제품을 산 뒤 수선을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공식 운영되는 AS센터가 없다는 답변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이들 소비자는 '브랜드'에 속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