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코스닥 시장이 단기적인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융자 잔고가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코스피 대비 시가총액, 거래대금 비중이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에 오르는 등 과열된 모습이 수치상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작년 말(496.32) 대비 49.94 포인트(10.06%) 오른 546.26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코스닥지수는 2009년 5월 22일 이후 3년 10개월 만에 55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도 20일 현재 121조3310억으로 작년 말(109조1220억원)보다 12조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 15일에는 123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융자 잔고를 보면 시장의 투기적 거래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지난 19일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1조9510억원으로, 지난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거래대금 비중과 시가총액 비중이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거래대금 회전율 비중이나 신용융자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과열 수준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보는 코스닥 이격도(20일과 60일)도 20일 현재 모두 100%를 넘어 지난해 10월 중소형주가 급락하던 시기와 유사한 수준에 달했다.
이격도는 주가와 이동평균선의 떨어져 있는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100%를 넘어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과열된 것으로 본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지수가 단기적으로 쉼 없이 올라왔다"며 "투자심리선이 75 이상이면 과열 징후"라고 진단했다.
코스닥지수(19일 기준)의 작년 말 대비 수익률은 미국 나스닥(6.94%)보다 3.88%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세계 45개 주요국 증시에서도 10위권에 드는 수준이다.
작년 말 대비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의료정밀기기(19.93%), 방송서비스(18.99%), 컴퓨터서비스(18.93%), 기계장비(16.09%), 음식료·담배(16.0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년에도 이런 유형의 지표 수준이 나타난 뒤에는 코스닥 과열 우려가 부각됐고, 중소형주 급락세가 이어졌다며 일부 중소형주들의 경우 단기 과열에 따른 경계심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