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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산대저수지 둑 터져… 주민 대피 소동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경주시 산대저수지의 둑이 터져 상가와 도로, 농경지 등이 침수되고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2일 오후 2시 5분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의 산대저수지 둑이 붕괴됐다.

총저수량 24만6000t인 산대저수지의 둑은 길이 210m, 높이 12.2m인데, 둑 중간 부분의 가로 10m, 세로 11m 정도가 유실됐다.

둑 붕괴로 저수지 물이 쏟아져 나와 도로를 덮쳤다. 400여m 떨어진 주택과 상가, 아파트 등에 물과 함께 토사가 흘러들었으며, 안강종합운동장 등에도 물이 흘러갔다.

농경지 1만㎡가 침수되거나 유실됐으며, 차량 10여대와 상가 20채의 일부가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도 28호선이 침수로 통제됐다.

이번 붕괴사고는 용수로로 물이 빠져 나가는 수문(사통) 주변이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용수로는 둑에서 논밭으로 물이 이동하는 통로다.

둑 아랫부분에 콘크리트로 설치된 용수로 주변의 흙이 유실되면서 둑이 터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수지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설명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의 한 관계자는 "물이 빠져나가는 용수로 주변은 다른 쪽보다 다소 약한데 용수로 주변의 흙이 유실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둑 아랫쪽에 작은 구멍이 생긴 뒤 조금씩 커져 둑이 터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둑 밑부분에 구멍이 생겨 물이 새다가 둑 중간 부분까지 커진 뒤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저수지가 오래된데다 99%의 높은 저수율과 높은 수압 때문에 붕괴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흙으로 축조된 저수지여서 수압 때문에 아랫부분에서 물이 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저수지·댐의 안전관리 및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저수지 안전관리책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관리 소홀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관리를 책임진 농어촌공사측이 농한기에는 관리를 맡은 주민에게 임금을 주지 않아 관리 부실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