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테러의 용의자인 차르나예프 형제가 미국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벌인 것에 반발해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테러를 주도한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는 극단적 이슬람주의 웹사이트의 '광팬'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CNN방송은 24일 "동생인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미국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이 범행 동기가 됐다고 진술했다"고 정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하르는 또 범행을 주도하고 도주 과정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진 타메를란에 대해 "이슬람은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슬람 지지자들은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조하르는 이어 "형은 인터넷을 보며 혼자 급진적으로 변했다"며 "형이 이번 사건의 주동자이며, 국제 테러 단체와 관련이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미 수사당국의 조사결과 등에 따르면, 타메를란은 이슬람 지하드(성전) 사이트에 들어가 관련 게시물을 탐독하고 알 카에다와 연계된 온라인 영어 잡지에도 심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타메를란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급진적인 이슬람주의 관련 자료를 게재하고, 유튜브 계정에 이슬람 지하드 지도자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당국은 타메를란이 이슬람 사이트에서 폭탄 제조 방법 등을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혐의를 캐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타메를란이 탐독한 것으로 알려진 알 카에다 연계 사이트 등에 폭탄 제조 방법이 나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한편, 타메를란이 가끔 출석한 것으로 알려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이슬람 사원은 "타메를란의 급진적 이슬람주의와 자신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사원의 성직자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미국 인권 운동의 영웅"이라고 말하자, 타메를란이 일어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불신자다. 사람들의 마음을 오염시켰다"고 소리지르기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