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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폭력·불법 말할 자격없다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22일은 대법원에서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고 판결한 지 3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에 앞선 20일과 21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현대자동차와 정몽구 회장에게 대법원 판결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현대차 희망버스'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대법원 판결 3년이 지나고 철탑 고공농성 280일이 되도록 법을 지키지 않는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에 대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대화와 면담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명박산성'과 물대포, 용역경비들의 쇠파이프와 소화기로 대답했다. 성난 노동자들은 무차별적인 폭력에 항의하며 만장으로 사용하던 깃대를 휘둘렀지만 용역경비들은 쇠파이프와 소화기를 던졌고, 말리던 경찰에게도 폭력을 퍼부었다.

20일 밤 '희망버스' 측의 면담 요구에 현대차는 항의서한 전달은 가능하지만 면담과 대화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했고,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조건이 달린 대화는 필요없다며 스스로 집회를 마치고 철탑 아래서 문화제를 진행했다. 하지만 용역경비들이 휘두른 쇠파이프와 돌에 맞아 20여명이 머리가 20Cm 이상 찢어지고 귀가 잘리고 뼈가 부러지는 등의 중경상을 입었고, 경상까지 포함하면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다쳤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한 명의 노동자가 목을 매 자결한 것과 280일째 매달려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해 새벽 2시가 되도록 음주를 금할 것을 요청했고, 아침 7시에 기상해 철탑을 깨끗이 청소한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해산했다.
 
하지만 '재벌·보수언론'의 왜곡보도는 극을 치닫고 있다. 수백명이 넘는 현대차 용역경비들의 손에 들려있던 쇠파이프를 희망버스 참가자가 사용했다고 보도하고, 현대차 관리자가 익명으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게시판에 올린 글을 따서 문화제에서 술판을 벌이고 쓰레기가 쌓였다고 보도하고, 만장용 깃대를 '죽봉'이라고 표현하는 등 왜곡이 판치고 있다. 현대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현장에 와보지도 않고 현대차가 주는 정보를 받아써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한 언론사와 기자들을 일일이 찾아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끝까지 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은 10년 동안 파견법, 노조법, 근로기준법을 어겨왔고,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폭력과 불법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다. 법치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최소한 대법원이라는 최고의 기관이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면 이를 지켜야 하는데도 3년이 지나도록 법을 지키지 않고, 대법원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불법이라고 판정한 두 명의 노동자가 280일째 철탑에 올라 절규하고 있는데도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희망버스 참가자와 용역경비들 사이에서 싸움을 말리던 경찰에게조차 소화기를 던지고 폭력을 휘두르고 욕설을 퍼부은 것이 바로 현대차다. 이미 공장 안에서 파업으로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매번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현대차, 누구에게 폭력을 말하며 누구에게 불법을 말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