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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정부에 대한 요구가 지나치게 많다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정부가 출발한지 보름정도가 지났다.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이나 일처리방식이 과거의 권위주의 방식과 달라 국민들로부터 많은 찬사와 지지를 받고 있다. 시대에 적합한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더불어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정치체제에 대한 투입이 과도하게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체제는 국민들로부터 요구나 지지 또는 반대를 투입으로 받아서 전환과정을 거쳐 정책이나 서비스로 국민들에게 산출로 내어 보내게 된다. 이런 정치시스템에서 바람직한 것은 국민들로 부터의 투입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지 않고 적당한 수준이어야 한다. 투입이 너무 많으면 정부는 소화불량에 걸리고 너무 적으면 민의를 알 수 없어 국민의 입맛에 맞는 정치를 할 수가 없다.

요즈음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투입은 너무 많다. 각종 단체나 국민들로부터 제출되는 요구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청와대에 대한 요구나 민원이 300여건이요 민주당에 제출되는 것이 150여건이다. 중앙부처나 다른 정부기관에 제출되는 것과 합친다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정부에 대한 투입의 과다현상은 두 가지 요인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신정부 출범시기라서 그러하고 다른 하나는 문재인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투입이 많은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칫하면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다종다양한 요구나 민원에 대하여 원만한 해결이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바로 실망이나 비난으로 연결되기 쉽다. 이는 곧 바로 정부불신의 원인이 된다.

많은 요구 중에는 무리하거나 얼토당토않은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부단체가 “우리 덕에 대통령이 됐으니 빚을 갚으라”고 하면서 억지요구를 하는 것이다. 전교조는 해직자까지 조합원으로 인정한 규약 때문에 법외노조가 되고 고등법원까지 이를 다투는 소송에 대하여 정당하다고하여 지금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새 정부 권한으로 이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촛불집회는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였고, 법치주의 국가에서 사법적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정부가 귀를 기울이기 어려운 요구이다.

문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새 정부는 개혁을 하되 균형감각을 잃지 말아야 하며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공정한 태도를 견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기간의 대통령공백으로 산적한 국정과 밀려드는 민원을 처리하는데 공명정대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적인 선별처리를 하는 안목과 지혜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