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의 문재인정부에서는 협치가 국정이 원활하게 되기 위한 성공조건이다.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문대통령은 그래서 대통령 당선 후 국회를 먼저 방문하여 인사를 하고 유연한 업무태도를 견지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문대통령과 여당이 바라는 협치는 인사문제의 치리에서부터 삐꺽거리고 있다.
어제 국회 시정연성에서 문대통령은 “정부는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회가 국정정상화를 위해 협혁해 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하였지만 야당의 태도는 너무나 냉담하였다. 오히려 도발적 행태를 보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기 노트북 앞에 ‘국민약속 5대원칙을 대통령은 이행하라’라는 문구와 ‘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정부 각성하라’라는 문구를 적어 놓았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 시작되는 자리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벌인 이런 행동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크게 손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연출되는 원인을 문대통령과 여당에서는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협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과연 대통령이 먼저 협의 분위기를 제대로 형성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협치는 권력분점을 전제로 한다. 서구 미주주의 국가에서 협치가 꽃을 피우는 것은 바로 이런 전제조건이 잘 갖추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여 그런지 몰라도 협치를 강조하고 있으면서 일방적 협조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문제만 하더라도 문제가 드러난 후보자 전원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하려 한다면 협치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대통령과 여당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등용하여 문제가 분명히 존재하는 후보자들까지 그대로 임명한다면 이 정부에서 협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인사문제 뿐만 아니라 추경예산의 처리가지 험로가 앞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야당에게도 정부구성에 부분적 기회를 주고 사전 협의를 하는 등 전향적 협력분위기를 대통령이 앞장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난 사람은 과감히 후퇴를 시킬 필요가 있다. 일방 통행식 국정수행에서 협치는 성공할 수 없으며, 권력을 분점하고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업무태도가 바로 협치의 전제조건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