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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FTA개정요구에 지혜롭게 대응하라

미국이 드디어 한미FTA개정협상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날 언행으로 보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30일 이내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하므로 30일 이내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는 통보를 받고 보니 걱정이 되는 바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 무역대표부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는 주형환 산업부장관에게 13일 “한미 FTA 개정 및 수정을 포함해서 협정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을 검토하기 위하여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워싱턴 DC에서 곧 개최할 것을 요청한다”는 서한을 보낸 것이다. 한미 FTA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이나 한국이 이 같은 회의를 요구하면 30일 이내에 응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회의를 피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적어도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나는 우선 협상시기를 최대한 늦추면서 대응전략을 충분하게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정부조직을 개편 중에 있으며 현재 통상본부장도 없다.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여 실무책임을 담당할 통상본부장을 임명한 뒤 회의를 개최토록 하는 것이다. 7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7월말 이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협상을 어떻게 진전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협상은 게임이다. 무역협상은 제로 섬게 이 아니라 부분적 승리와 패배가 존재하는 비제로 섬 게임이다. 협상력에 따라 얼마나 얻고 얼마만큼 내어 주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늘어난 무역적자 때문이라고 한다. 라이트 하이저 대표는 “한미 FTA가 발효된 이래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132억 달러에서 276억 달러로 2배 증가한 반면 미국산제품의 수출은 실제로 감소했다”고 하였다.

우리 정부는 우선 이런 통계의 실체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양국의 무역규모와 구조에 대한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야 한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과연 한미 FTA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근래 한국의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어떻게 파악되고 있는지 다각적 분석을 해야 한다. 협상력은 대개 과학적이고 논리적 증거를 얼마나 가지고 있으며 협상의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리고 미국에 대하여 무역적자를 발생시키는 국가가 우리나라 말고 여러 나라가 있는데 왜 우리나라를 먼저 재협상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는지에 대하여도 치밀한 분석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국제적 무역협상문제는 안보문제와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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