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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본격화? 조양래 회장 성년후견 신청에 장남 가세

한국타이어가(家)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조양래 회장에 대한 자녀들의 성년후견인 신청을 두고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부회장이 큰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입장을 같이하면서 앞으로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조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한정후견은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로 일부분에서 후견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장녀와 손잡은 장남...한편인지는 아직

24일 조 부회장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이라며 "조 회장의 최근 결정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할 것"이라며 "향후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현재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이 이번에 성년후견심판과 관련해 조 이사장과 뜻을 같이 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한 편인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조 이사장측과는 다른 대리인을 내세웠으며, 입장 발표 전에 서로 의견을 나누긴 했지만 구체적인 조율작업을 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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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42.9%, 3남매 합쳐도 30.97%로 될수 없는 싸움...무엇을 믿는건가?

조 회장의 장남과 장녀가 한정후견인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장남과 장녀가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 맞서는 구도가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측은 둘째 딸인 조희원씨는 '중립'이라고 전했으나 아직 본인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조현범 사장은 42.9%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며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19.32%,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0.83%, 차녀 조희원 씨는 10.8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경영권 다툼은 성립할 수 없는 구도였다. 조현범 사장 지분이 42.9%인데 나머지 셋의 지분을 합해도 30.97%에 불과하다.

여기에 변수는 조 사장의 주식매입대금이다.

조 사장은 아버지 주식을 사들이면서 2천400억원 중 2천200억원을 주식담보대출로 빌렸는데 결국은 이 또한 아버지에게서 받아 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면서 여기에 제동이 걸렸다.

현금 증여가 안되면 조 사장이 지분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조현식 부회장도 이날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서둘러 증여를 받더라도 이후 성년후견 결정이 나오면 뒤집힐 여지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갑자기 떠오른 이유는?

조 이사장은 조 회장이 사회환원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 일환으로 평소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 등에 지분을 넘기기로 했다고 주장한다.

조 이사장 측은 재단으로 지분이 들어오더라도 경영권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는 가족 내에서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믿었고 일부 논의도 시작됐다고 말한다.

조 이사장은 "조현범 사장이 구속되고 경영능력과 윤리성 등에서 문제가 제기되며 궁지에 몰리자 판단이 흐려진 아버지를 부추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7월 30일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 당시 "(아버지가)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성년후견 카드를 꺼냈다.

한편 조 회장은 성년후견인 심판청구 다음날 입장문을 배포해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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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