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을 겪은 이스타항공이 희망퇴직 시행에 들어갔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부터 31일 낮 12시까지 정규직 직원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날 근로자대표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희망퇴직일은 이달 31일이다.
조종사노조가 요청했던 순환 무급휴직은 타 직군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자의 체불임금을 우선적으로 변제하고 통상임금 1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경영 정상화시 희망퇴직자를 우선적으로 재고용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합의서도 작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만간 다수의 직원이 무더기로 길거리로 나앉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6대 운항에 필요한 약 426명을 제외하고 남은 인원을 700여명을 모두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앞서 이스타항공 사측에서는 지난달 24일 무급휴직 추진을 위해 간담회를 열었으나 체당금 문제로 직원들의 반대 의견이 많아 무급휴직 추진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 이스타항공, 재매각 위해 투자자 접촉
이스타항공 사측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조직 슬림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사측은 조종사노조와 근로자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재매각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100% 재고용을 전제로 한 인력 감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M&A 계약 해제 통보 이후 신규 투자자 유치에 주력해 왔으며, 현재 사모펀드(PEF) 2곳과 법정관리를 전제로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 이스타항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력 조정에 나선 항공업계
이스타항공과 같은 저비용항공사들은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빠르면 10월 마쳐지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업황이 불투명해 마냥 안심할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10월 말, 에어부산은 11월 중순에 기한이 끝나 이후 저비용 항공사의 인력 감축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