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금통위의 추가 정책 부재로 더욱 어려워진 금리 인하 환경이라고 말한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22일 "현재로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며, 경기회복가시화까지 상당기간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 이후 경기 침체 요인이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각국의 재정 및 통화 확대 정책이 이어지면서 이전과 같이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한은은 금융상황이 펀더멘탈대비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가계대출 증가와 관련해 앞으로의 높은 증가세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계속되는 가계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 우려도 계속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통위 회의 결과를 두고 "경기 판단의 개선과 금융불균형 우려를 고려할 때 향후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기준 금리 흐름과 관련해 " 대내외 불확실성이 금리 상승을 제약 하고 있지만 중장기적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다"고 보았다.

◆ 이주열 "현재 기준금리, 실효하한에 근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직접 "현재 기준금리(0.5%)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앞서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하지만 이후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만큼 7월과 8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째 '동결' 외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더 낮추기에는 금융·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달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함께 다소 올랐지만, 지난 13일 기준 0.93%로 작년 말(1.36%)보다도 여전히 낮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150원대에 머물고 있다.

◆ 피치 "한은, 연내 기준금리 0.25%P 추가 인하 가능성"
그럼에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내에서는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본다.
피치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 제리미 주크 이사는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한은은 올해 기준금리를 70bp 내려 0.5%까지 인하하고 유동성 지원과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한은은 현재 상황을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인하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금리에 대한 부작용을 그는 우려했다. 그는 "저금리 정책이 지속돼 2022년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면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리스크가 있다"며 "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가계부채에 부담이 생기고 이런 여파는 현재 주택가격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크 이사는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팬데믹 하에서의 한국경제 및 크레딧 전망-코로나19, 도전받는 한국경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