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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별세]삼성그룹주 강세…상속세 10조원 넘을 듯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 처리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26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그룹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장보다 15.38%(1만6천원) 오른 12만원에 거래됐다.

20분도 채 안 돼 거래량이 270만주에 육박했다. 전 거래일 하루 거래량 28만주의 9배에 달하며 삼성그룹주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우B는 상한가(29.86%)를 기록하며 12만3천500원까지 치솟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를 기반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물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도 "현시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17.3%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만큼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시간 삼성생명은 7.92%(5천원) 상승한 6만8천100원, 삼성SDS는 5.51%(9천500원) 오른 18만1천500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전장과 같은 6만200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20.76%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삼성전자 주식도 4.18%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이 이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4대그룹

▲상속세 10조원 넘을 듯…증권가 "배당확대하고 지분 매각할 듯"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상속인들이 내야 할 상속세가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원 마련 방법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배당을 확대하고 일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8조2천251억원이며, 이들 지분에 대한 상속세 총액은 10조6천억여원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발생하는 상속세를 마련할 방법은 보유 지분의 배당금과 가족들의 개인 파이낸싱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상속 과정에서 삼성전자 보유 지분 매각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며 "주어진 기간에 납부해야하는 상속세 규모를 고려하면 최대 5.9% 범위에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일부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룹 내 삼성전자 지분율이 20.9%임에도 공정거래법상 의결원은 15%로 제한된 상황"이라며 "의결권이 제한받는 5.9% 내에서 매각 시 의결권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하면 재산 가액은 상속세 과세액에 산입하지 않는 조항에 따라 상속세 적용 규모를 줄일 수 있다"면서도 "공익법인을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부회장은 재단 지분을 통한 우회 상속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다만 현재 삼성그룹 내 4개 재단의 관계사 지분을 고려하면 이 회장 관계사 보유 지분의 재단 증여는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는 당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상속 후에도 삼성그룹은 현재 지배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영권 불승계 선언으로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은 현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이낙연·김종인, 오늘 이건희 빈소 조문

여야 지도부가 26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방문한다. 전날에는 조화를 보낸 바 있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6년여간 병상에 있던 이건희 회장은 최근까지 자가호흡을 하며 재활치료에 전념했으나, 병세가 악화하며 25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현재 삼성의 두 기둥인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의 밑거름을 다진 한국 경제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이건희

빈소 이틀째인 이날 삼성 전·현직 사장들이 첫 조문객으로 참석했다.

입관식은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자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부터 원불교식으로 진행됐다.

입관식이 시작하기 전 원불교 관계자들이 속속 빈소에 도착했고, 8시 55분쯤 입관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외부로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