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정신으로 한국 경제를 이끈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영면에 들었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오전 7시20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치러졌다.
이 회장을 태운 운구차는 생전 고인의 발자취가 담긴 용산구 자택과, 승지원, 리움미술관 등을 들른 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거쳐 장지인 수원 가족 선영에 도착했다.
장지는 부인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라 고인의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힌 용인 선영이 아닌 수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선산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이날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이 회장 재임 시기 삼성의 자산은 1987년 10조 원에서 2019년 803조 원으로 793조 원(7620.3%)으로 증가했다. 삼성의 매출도 취임 첫해 10조 원에서 지난해 315조 원으로 305조 원(3076.9%) 끌어올렸다.
CEO스코어는 "이 회장은 IT 산업의 모태인 반도체를 시작으로 가전, 휴대폰 등에서 삼성을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려놓으며 대한민국 IT강국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그를 평가했다.
◆ 이재용, 이건희 '일등주의' 밑거름으로 AI·6G·전장사업 등 투자 확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여준 앞선 창의력과 도전정신, 일등주의 등을 계승하면서 그가 앞서 약속한 '뉴삼성'을 이끌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던 지난 6년여 동안 거대 삼성을 이끌며 후계자로서,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총수로서 충분한 자질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변혁기를 맞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확대나 유망 기업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공지능(AI)과 5G와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자동차용 전장사업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이건희 회장의 유산이었다면 첨단 고사양 반도체와 AI, 5G, 전장사업 등은 이재용 부회장이 발굴한 삼성의 역점사업이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선언한 '뉴 삼성' 실천을 위해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노조·경영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