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과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 가운데 영업이익은 35조9939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29.62% 증가한 것이며,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과 2017년, 2018년 이후 네번째다.
매출은 총 236조8070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2.78%) 증가해, 역대 세번째로 높았다.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예년보다 부진한 출발을 보였지만, 3분기 들어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언택트)·집콕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부문까지 선전했다.
◆ 작년 1000대 기업 영업익 68~73조원 예상돼
이날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1996년~2019년 사이 국내 매출 1000대기업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000대 기업 영업익은 68조원에서 73조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1000대 기업 한 해 영업이익 내실 규모 증감 현황이 상반기(6개월) 때 올린 실적과 비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1000대 기업 상반기 영업이익은 44조원 수준으로, 이를 토대로 작년 한 해 영업익을 보면 70조원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이는 지난 2018년 기록한 영업익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2018년 당시 영업익 규모는 138조원으로 1996년 이후 최대였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10.7%로, 처음으로 10%대를 찍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3조원으로,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 중 31.6%를 차지했다. 매출 비중은 11%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서, 외형보다 내실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해인 2019년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은 전년대비 무려 40% 가량 급감한 78조원으로, 영업이익률도 절반 수준인 5.2%로 낮아졌다. 문제는 내실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2020년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1000대 기업에서 영업적자를 본 기업은 195곳으로, IMF 외환위기 절정기인 1998년 187곳보다도 많았다.
◆ 기대 이상의 선전…삼성전자 부문별 성적은
우선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1800억원, 영업이익 3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전반적인 시황은 양호했지만 4분기 들어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였고, 특히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강세로 3분기(5조5400억원)보다 영업이익이 1조7000억원가량 줄면서 분기 4조원에도 못미쳤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주로 국내 생산이 많아,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이 높은 가전·휴대폰 등 세트(완성품)부문에 비해 환율의 영향에 민감하다.
4분기 들어 신규 라인 초기비용이 반영된 것도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3분기에 신형 갤럭시 시리즈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던 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애플의 신형 아이폰12 흥행과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로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TV 수요 증가와 패널 단가 상승으로 디스플레이 부문은 4분기에만 1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했다.
TV·가전(CE)도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