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케리 특사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포함해 가용 가능한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 누구보다 탄소 기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데 적극적이라며 비상사태 선포가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사태 선포는 미국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천재지변이나 전쟁 위기 등 국가적 비상시에 정부가 신속히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 할 수 있다.
외신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행정명령 등 대통령 권한만으로 관련 예산을 조달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하거나 원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차단할 법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는 이유는 야심 차게 추진한 기후변화 대응 법안이 1년이 넘는 협상 끝에 최근 의회에서 좌초했기 때문이다.
법안 처리에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조 맨친 민주당 상원 의원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더 나은 재건'(BBB) 법안에 반대한 바람에 의회 입법을 통한 예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케리 특사는 "우리는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너무 느리게 나아가고 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에는 너무 뒤처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 의회가 기후변화를 막는데 필요한 일부 조치를 전적으로 채택하지 않는 상황은 이상적이지 않다"며 "이래서는 미국이 기후변화에 단일대오로 대응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존 케리 미 기후 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