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부동산 가격이 2008넌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집값이 떨어졌다.
반면 집 임대료는 집값 하락 속도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
1일 글로벌 부동산 분석 업체 코어 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호주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시드니의 주택 가격은 1개월 전보다 평균 2.2% 하락했다. 3개월 전과 비교해서는 4.7% 떨어졌다.
멜버른의 주택 가격도 전 달 대비 평균 1.5% 하락했으며 3개월 전과 비교하면 3.2% 떨어졌다.
이 밖에 지난달 브리즈번과 캔버라의 집값은 1개월 전보다 각각 1.1%, 0.8% 하락했다.
▲주택시장 3개월 연속 하락, 하락률은 2008년 이후 최대
코어로직의 팀 롤리스 조사국장은 "호주 주택시장이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하락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초반의 급격한 하락세와 비견된다"며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뒤 11개월 동안 호주의 부동산 중위 가격은 8.5% 하락했다.
호주 ABC 뉴스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이번 부동산 하락기에 호주의 주택 가격이 평균 12∼20% 정도 하락하고, 특히 시드니와 멜버른의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호주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값 폭등을 겪었다.
2020년 중반에서 2022년 4월까지 약 2년 동안 호주의 평균 부동산 가격은 28.6% 상승했다.
특히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시드니 등 도심 거주자들이 외곽 지역의 주택으로 몰리면서 시드니 외곽의 주택은 2년간 40% 넘게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하락세가 이어져 주택 가격이 평균 15% 하락하면 평균 집값은 2021년 4월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코어로직은 설명했다.
▲집값과 달리 임대료 급등
집값 하락세와 달리 임대료는 빠르게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을 찾으면서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들이 호주로 돌아오고 재택근무도 끝나면서 도심 지역으로 다시 몰려들고 있어서다.
여기에 부동산 임대업자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하면서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호주 전체 부동산 임대료는 평균 2.8% 올랐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9.8% 상승했다.
롤리스 국장은 "호주 주요 지역의 공실률은 1% 내외에 그칠 만큼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주택 임대료가 연 기준으로 4% 이상 오르는 상황은 매우 드물지만 임대료가 하락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