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개혁 없이 현재대로 계속 이어진다면 수지 적자 발생으로 2055년에는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약 20년간은 연금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구조가 유지 돼 현재 920조원(2022년 11월 말 기준)인 기금이 2040년에 1755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지출이 총 수입보다 커지면서 기금이 급속히 감소, 2055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해당 시점에는 47조원의 기금 적자가 예상됐다.
이는 5년 주기로 하는 국민연금 재정 계산 결과에 따른 것인데, 5년 전과 비교해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됐다. 또 거시경제 여건이 더 악화하는 등 경기 둔화로 연금 재정 전망이 더 어두워지며 소진 시점이 2년 당겨졌다.
저출산 심화 현상이 나타나면 생산연령 인구 감소로 보험료를 낼 사람이 줄어들게 된다.
또 고령화는 노령연금 수급자 수가 많아지는 상황을 만들게 되며 제도 부양비가 증가하게 된다. 제도 성숙과 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늘며 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나타내는 제도부양비가 올 해 24%에서 2078년 143.8%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인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악화, 경제 성장 둔화 등 거시경제 여건 변화가 국민연금 재정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며 "재정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재정추계는 인구와 경제, 제도 변수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제도 유지를 전제로 향후 70년의 재정수지를 추계해 시험 계산 결과를 발표한다.
5년 주기가 아직 안 됐지만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당초 일정보다 2개월 앞당겨 지난 1월 일부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같은 전망에 연금 수급 불확실성이 언급되고 있다. 기금 바닥 시점으로 언급된 2055년은 1990년생이 만 65세가 되는 해다. 국민연금을 현재처럼 지급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이 계속해 오르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번 추계 결과가 국민보험 관련 제도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도출한 결과라 이 같은 일이 실제로 발생한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정부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고 이에 소진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 안정화에 대한 합의로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