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고 무역적자는 15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휴일을 뺀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났고, 무역적자 규모 역시 계속 축소되고 있어 하반기 흑자 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5월 수출액은 522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내리 작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단일 품목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부진이 전체 수출 부진을 낳는 흐름이 계속됐다.
5월 반도체 수출액은 73억7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6.2%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10개월째 마이너스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판매 부진으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D램 고정가는 작년 6월 3.35달러에서 지난달 1.40달러로, 낸드 고정가는 작년 5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82달러로 내려간 상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49.4%), 일반기계(1.6%), 이차전지 양극재(17.3%) 등 일부 수출이 늘었지만,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33.2%), 석유화학(-26.3%), 이차전지(-4.9%) 등 여러 주력 상품 수출이 감소했다.
작년 5월 수출이 역대 월 기준 2위(616억달러)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아세안(ASEAN), 유럽연합(EU), 중남미, 중동 등 6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다만 5월 대중(對中) 수출은 100억달러대를 회복했고, 휴무일을 뺀 월중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4억9천만달러)은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세계 주요국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교역 여건이 유사한 국가·지역에서도 수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일본은 2022년 4월 이후 12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 중이며, 우리나라와 같이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대만도 4월 수출이 13.3% 감소하는 등 올해 월간 수출 증가율이 모두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21억6천만달러에서 5월 24억3천만 달러로 올라 작년 10월 이후 처음 24억달러대를 회복했다.
5월 수입액은 543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4% 감소했다.
원유(-16.2%), 가스(-20.2%), 석탄(-35.1%)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액이 20.6%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이로써 5월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월 무역수지는 작년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적자다. 1995년 1월∼1997년 5월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27년 만에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올해 누적적자는 273억4천만달러로 늘어났다.
다만 무역적자는 지난 1월 125억3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3억2천만달러, 3월 47억4천만달러, 4월 26억5천만달러, 5월 21억달러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조업일수 감소와 IT 업황 부진 등이 지속돼 수출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발생한 상황이지만 무역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일평균 수출액은 회복되는 추세"라며 "조속한 수출 위기 극복과 수지 개선을 위해 범정부 역량을 총결집하여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