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력인 반도체 업황 악화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으로 올해 2분기에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D램 출하량 증가와 재고 감소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웃도는 실적을 내며 사실상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에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6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여만에 최저 기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95.5% 급감한 640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813억원을 231% 웃도는 수준이다.
이달 들어 일부 증권사가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했고, 로이터통신이 전날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스마트에스티메이트 조사 결과를 인용해 2분기 영업이익으로 5550억원을 제시하는 등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4조원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을 DS 부문 -3조3000억원, 모바일경험(MX) 2조7000억원, 가전(CE) 5000억원, 하만(전장)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DS -3조4000억원, MX 2조8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SDC) 8000억원, CE 2000억원, 하만 2000억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DS -4조4000억원, SDC 8000억원, MX·네트워크 2조8000억원,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6000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2분기 D램 출하량 증가 등을 감안하면 반도체 적자 규모가 1분기(-4조580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메모리 출하량이 늘면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전 분기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해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1분기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모바일경험(MX) 사업의 경우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감소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