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KAIST, 연세대, 美 럿거스대와의 글로벌 공동 연구팀을 통해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이 양자컴퓨터 소자 등에 쓰일 수 있는 양자스핀액상(QSL) 물질이 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고유 특성인 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터 기술이다.
특히 일부 영역에서는 기존의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이상의 속도를 보여 통신 보안과 블록체인 등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의 구현에는 영하 273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가 필요한 것과 더불어 여러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도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위해 후보 소재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QSL도 그중 하나이다.
이제까지 수많은 QSL 후보 물질이 있었으나 불순물, 무질서한 물질 구성 등으로 인해 양자컴퓨터 소재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공동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QSL 후보 물질 중 하나인 터븀인듐산화물(TbInO3) 단결정에서 소재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진은 해당 물질이 영상 27도 수준에서도 광학전도도 비례 현상이 나타남을 확인해 상온 양자 컴퓨터에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양자역학적 현상을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하나로 중성자산란시설 및 양성자가속기 등 대형 양자빔 연구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자소재 개발 연구를 수행했으며, 현재 50여 건 이상의 국내외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오는 2024년부터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무오류 양자컴퓨터 소재 개발 사업과 위상초전도 양자소재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김재욱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스핀액상 물질의 오래된 이론적 예측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양자컴퓨팅 및 양자 센서 소자의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IF 19.684)’ 온라인판에 8월 17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