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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부채, GDP의 2.27배…또 사상최대

올해 가계와 기업의 빚이 우리나라 경제규모 대비 약 2.27배로 또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높은 금리 수준이 시장 기대보다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비은행예금취급 기관의 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한은은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과도한 민간 부문의 부채가 저성장과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 강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향후 통화긴축 기조 변화 가능성, 내수 회복세 약화, 부동산경기의 불확실성 등이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주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금융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추정치)은 227.0%로 집계됐다. 3개월 전 2분기 말(225.7%)보다 1.3%포인트(p) 높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가계부채는 3분기 말 1875조 6000억원 수준이다. 가계부채의 93.8%를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1759조 1000억원이다.

판매신용은 6.2% 늘어난 116조 6000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확대되었고 기타대출은 감소폭이 소폭 축소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2023년 3/4분기말 1,049조 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정책자금 공급7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타대출은 710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 줄었다.

3분기말 은행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난 904조 5000억원)이며,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은 627조 3000억원은 전년동기대비 3.8%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확대되었다.

채무조정
[연합뉴스 제공]

가계 전반의 채무상환부담은 올해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가계신용통계 기준)은 3분기 160.2%(추정치)로 1분기 160.6%에 비해 0.4%p 하락했다.

가계부채는 올해 2~3분기 중 확대되면서 소득 측면의 채무상환능력은 개선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을 보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상승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1분기 말 대비 0.06%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6%, 기타대출 연체율은 1.65%로 각각 0.05%p, 0.10%p 상승했다.

대출 증가와 높은 금리 등으로 채무상환 부담과 관련 신용 리스크(위험)가 커지면서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반영하는 금융불안지수(FSI)도 높아졌다.

이 지수는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되는데, 11월 기준 FSI는 19.3으로 지난 2분기 말(17.1)보다 올랐다. 여전히 '주의' 단계(8 이상)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24.3)보다는 낮다.

중장기 관점에서 금융 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41.5로 2분기(43.1)보다 1.6p 떨어졌다. 장기 평균(38.1)에 근접했지만, 하락 폭이 축소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해서는 "특히 취약한 부동산 PF에 대해 대주단들의 자율적 협약을 통해 사업 지속 또는 구조조정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관련 시장 불안을 해소해나가는 한편 시장 원리에 따라 부실 PF 사업장의 질서 있는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