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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2년 연속 3%대…공공요금 역대 최대폭 급등

연간 소비자물가가 2년째 3% 넘게 오르면서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20% 오르며 역대 최대폭 상승했다.

12월 물가상승률은 3.2%로 5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29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59(2020년=100)로 작년보다 3.6% 올랐다.

2년 연속 물가가 3% 이상 오른 건 2003년(3.5%)∼2004년(3.6%) 이후 처음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을 보면 2017년 1.7%, 2018년 1.5%, 2019년 0.4%, 2020년 0.5%로 물가안정목표치 2%를 밑돌았다.

그러다 2021년 2.5% 오른 뒤 2022년엔 5.1% 뛰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보다 4.0% 상승했다. 2년 연속 4%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올랐다.

이는 지난해(3.6%)애 이어 2년 째 3%대다.

올해 연간 물가를 견인한 건 공공요금이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기료와 도시가스 등의 가격 인상으로 20.0% 급등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2020년 -1.4%, 2021년 -2.1%였으나 2022년 12.6%로 올랐으며

올해 20%대로 들어서며 관련 항목을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 폭 상승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68%포인트(p)다. 전체 물가를 0.68%p 밀어 올렸다는 의미다.

음식· 숙박은 6.0%, 주택·수도·전기·연료는 5.0%, 식료품·비주류음료 5.5%, 의류·신발 6.7%, 기타 상품·서비스 5.8%, 가사용품·서비스 5.4% 등 11개 부문이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농산물(6.0%)과 수산물(5.4%)을 중심으로 3.1%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여름에는 폭염, 가을에는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들어 계속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0월과 11월(14.7%), 12월(15.7%)에는 석 달 연속 두 자릿수대로 올랐다.

2023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
[통계청 제공]

올해 특히 사과(24.2%), 귤(19.1%), 파(18.1%)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외식이 포함되는 개인서비스 물가도 4.8% 올라 물가 기여도가 1.60%p로 나타났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1년 3.2%, 지난해 6.0% 등 3년 연속 3% 이상을 나타냈다.

신선과실(9.7%) 등이 크게 올라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전년보다 6.8% 뛰었다. 2020년(9.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비스는 전년 대비 3.3% 올랐으며, 집세는 0.5%, 공공서비스 1.3%, 개인서비스는 4.8% 각각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 택시료는 13%, 외래진료비 1.8%, 시내버스료 4.1%, 입원진료비 1.7%, 치과진료비 2.5% 올랐다.

지난해 20%대로 치솟았던 석유류 가격이 올해 11.1% 떨어진 것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작년보다 3.6.% 상승
올해 소비자물가 작년보다 3.6.% 상승 [연합뉴스 제공]

▲12월 소비자물가 3.2%, 생활물가지수 3.7% 올라

12월 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2% 올라 전월(3.3%)보다 0.1%p 하락했다.

올해 농산물 등의 가격 오름세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농산물 가격이 15.7%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물가는 7.7% 상승했다. 이달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2021년 4월(17.7%) 이후 가장 높았다.

신선과실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한파 영향으로 일부 신선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신선식품지수도 14.5%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라 전월(3.9%)보다 다소 낮아졌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식품은 5.2%, 식품 이외는 2.8% 각각 올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8% 각각 올랐다.

12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실류는 수입과 정부 공급도 있지만 1년 뒤에 나오는(수확하는) 것이라 한두 달 안에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월별 물가상승률은 1월 5.0%에서 계속 낮아져 6월(2.7%)과 7월(2.4%)에는 2%대였다. 

그러나 8월에 3.4%로 올라선 이후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근원물가 둔화 흐름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겨울철 기상여건, 수에즈 운하 통행 차질 등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