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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확증편향 극복하려면?… 올바른 정보 수용법 '미디어 리터러시'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 이후,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하지만 그만큼 잘못된 정보의 양도 늘어나면서 과거보다 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정보에 노출되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만을 바라보는 ‘확증편향’ 현상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확증편향을 억제하는 방법과 정보를 올바로 수용하는 ‘정보 필터링’에 관련해 조사해 보았다.

▲ 자기 논리의 무한 루프, 확증편향의 문제는?

확증편향이란 여러 정보 속에서 자기 생각이나 신념에 부합하는 증거만 보고 또 그러한 정보만을 수용하려는 심리 현상이다.

확증편향의 심화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예로는 정치 성향의 양극화를 들 수 있다.

한국행정연구원(KIPA)가 지난 2021년 발간한 ‘KIPA 조사포럼’ 39호에 따르면 여야 지지자 간 대통령 지지율 차이는 참여정부 이후 급격하게 양극화됐다.

지난 1994년 문민정부 시절 여당 지지자의 대통령 지지율이 66%일 때, 야당 지지자의 대통령 지지율은 27%로 39%p의 차이만이 존재했다.

반면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등장한 참여정부 이후 양극화 현상은 급격하게 심화됐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 지지율 격차는 62%p였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여야 간 지지율 격차가 84%p까지 벌어졌다.

정당 지지자 간 정치적 양극화
정당 지지자 간 정치적 양극화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양극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의 양당 간 갈등 격화 양상을 보면 파벌 내부의 확증편향으로 인한 영향이 강해지는 분위기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유튜브나 구글 등 대형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스템인 ‘알고리즘’과 더불어 대중의 ‘무차별 정보 수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알고리즘’의 사전적 정의는 ‘컴퓨터의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과정’이지만, 대중에게 인식되는 알고리즘이란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컴퓨터가 먼저 찾아와 내게 알려주는 것이다.

구글이나 유튜브와 같은 프로그램은 나의 예전 기록을 통해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데, 내가 오래 시청한 영상, 자주 본 주제 등의 기록을 학습해 비슷한 계열의 다른 정보를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해당 사이트의 이용자는 새로운 정보에 흥미를 느낄 확률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더 오래 사이트에 머무르게 된다.

반면에 이런 알고리즘은 자신이 원래 흥미 있던 영역의 주제만을 보여주기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에는 침대 위나 자동차 안 등 인터넷 사용에 대한 제약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더 오래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에 노출됐고, 확증편향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생각만을 옳게 여기고 사회의 기본적인 소통 방식인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기에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확증편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이와 관련해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확증편향을 선정했다고 4일 밝히기도 했다.

학회 관계자는 “확증편향이 항상 그릇된 판단을 초래하지 않더라도 의견의 교류를 저해하기에결과적으로 사회 갈등 심화를 유발한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미디어 이해력 [교육부 제공]
디지털 미디어 이해력 [교육부 제공]

▲ 인터넷 정보, 올바른 사용 방법은?

알고리즘에 의해 자연적으로 확증편향 사고를 하기 쉬운 현대의 관점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배워야 할 소양으로 최근 떠오르는 것이 바로 ‘정보 필터링 능력’이다.

쉽게 말해 잘못된 정보를 스스로 걸러내는 능력으로 '비판적 사고라고도 불린다.

비판적 사고는 외부의 의견·문제·상황 대해 분석하고 추론해서 얻은 지식을 종합해 논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종합적 사고 체계를 말한다.

정보를 필터링하기 위해서도 이 사고의 과정이 중요한데, 먼저 비판적 사고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크게 분석, 추론, 종합, 대안 제시의 4가지 과정을 거친다.

분석적 사고란 외부의 주장이나 개념을 인식하고 문제점을 분석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분석한 정보에서 주장, 근거, 함축된 의미를 찾아 중요성과 논리성, 적절성에 근거해 논증할 필요성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추론적 사고’이다.

이후 그 주장이나 연구의 목적, 관점, 맥락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자기 입장만이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논점을 바라보고 결론을 내려야 하며, 이것이 종합적 사고와 대안적 사고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비판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관을 돌아보고, 외부 정보에 의문을 품는 것이 정보 필터링의 첫걸음으로 여기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사고를 함양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의 학교 교육과정 시기에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청소년기에 비판적 사고를 배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인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되지만 한 번 익힌 사고방식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상호 존중 홍보 포스터 [교육부 제공]
정부의 상호 존중 홍보 포스터 [교육부 제공]

▲ 미디어 리터러시란?

넘치는 미디어 정보를 스스로 필터링하는 사고방식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비판적 사고와 필터링, 그리고 이를 인터넷에 적용한 ‘미디어 리터러시’는 사회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다른 여러 정책적인, 제도적인 변화보다 더 확실하고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언한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가장 큰 장점은 가짜 정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 극단적인 사상에 빠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