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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게임산업법 복병에 메타버스 산업 제동걸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직장과 생활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목을 받던 메타버스 산업이 게임물 규제라는 복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메타버스에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명 게임산업법을 적용하는 안을 내놓으면서 메타버스 산업계의 큰 반발이 일어났다.

생활의 혁신으로 떠올랐으나 최근 열기가 식은 메타버스의 현 상황과 게임산업법 적용으로 인한 영향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 미래 먹거리로 주먹받던 메타버스 , 현 상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활동이 확산되면서 메타버스는 미래 산업의 먹거리로 주목을 받았다.

가상 공간 내에서 만남, 회의, 업무 등이 가능하도록 만들면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엔데믹으로의 진입 이후에는 인기가 다소 주춤한 상태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메타버스를 미래 중점 추진 사업으로 삼겠다며 사명을 ‘메타’로 바꾼 구 페이스북은 이후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메타버스의 미래가 불투명하게 여겨지는 이유로는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으로,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제페토나 젭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대부분 PC나 모바일 앱을 통해 접속하며, 젊은 층에 친숙한 SNS 커뮤니티와 비슷한 분위기이다.

국산 메타버스로 큰 주목을 받았던 플랫폼 '제페토' [네이버 제트 제공]
국산 메타버스로 큰 주목을 받았던 플랫폼 '제페토' [네이버 제트 제공]

자신의 아바타를 작동하고 자료를 공유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 역시 기존의 오프라인 미팅에서 사용하던 것과 달라 기성세대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기존에 메타버스 내부의 콘텐츠 부족을 많은 사용자 수로 극복했으나, 코로나19의 위세가 잦아들면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시작하자 이용자 수가 줄자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에 실패했다는 점도 메타버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세 번째는 기술적 한계점으로 실제 편의점과 메타버스 내에 구현된 편의점 사이에서 큰 차별점을 찾을 수 없고, VR 기기와 같은 차세대 기술은 아직 대량 생산에 이르지 못해 고가의 사치품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다.

또 현실에서 마트에 가지 않더라도 이미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모바일 앱도 존재하는데, 이들과의 차이점 역시 애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익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 구현과 관리에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데 반해  메타버스가 인기가 식으면서 투자 비용 대비 수익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사업의 비전이 보인다면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프로젝트를 기업이 끌고가는 경우가 있는 반면, 지속적으로 부진한 사업은 기업도 추가적인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 메타버스도 게임산업법 적용 여파는?  

정부는 메타버스 내 게임화를 이유로 메타버스에 게임산업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현재 이프랜드, 지니버스 등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젊은 세대층이 게임처럼 즐기고 있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 산업이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 젊은 세대만 남으며 게임화되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산업계에서는 메타버스와 게임물은 다르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처음 등장할 때와 같이 지금도 여전히 사람 사이의 연결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셜 플랫폼으로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태동기에 있는 메타버스 산업에 규제부터 채우게 된다면 산업이 발전하는 길이 막힐 우려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문체부의 게임산업법 적용이 메타버스의 인식을 악화시키거나 투자 유치에 지장을 줄 것을 염려했지만, 반대로 문체부에서는 예외를 두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개최된 게임정책학회의 메타버스 관련 토론회 [연합뉴스 제공]
지난 2023년 12월 개최된 게임정책학회의 메타버스 관련 토론회 [연합뉴스 제공]

실제로 메타버스 내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중에는 오락을 위한 것도 존재하며,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만을 소비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게임산업법의 가장 큰 특징은 등급분류와 과몰입 예방 조치와 같은 분류 및 규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먼저 등급분류의 경우 메타버스 내부의 콘텐츠 제작 시 게임물과 같은 기준에 따라 사용 가능한 연령층이 나뉘는데, 이는 곧 메타버스 가입 혹은 콘텐츠 열람 시 신원 확인 절차가 추가로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과몰입 예방 조치는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부모가 조절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로, 메타버스 사업자는 부모의 요청이 있으면 자녀의 메타버스 접속 시간을 제한해야 할 수 있다.

한편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고 게임 콘텐츠가 아니게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위원회 입장”이라고 밝혔다.

▲ 메타버스의 향후 방향은?

현재 메타버스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미래 산업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활성화 방안 논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는 24일서울 더케이호텔에서 ‘디지털 공간과 휴먼’을 주제로 ‘테크&퓨처 인사이트 콘서트’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앞으로의 메타버스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어떻게 디지털 공간을 활용할지에 대한 소통을 위해 만들어졌다.

진행은 총 세 가지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타버스의 향후 발전 방안과 사업 창출 논의 등이 주를 이루었다.

먼저 글로벌 메타버스 선두 기업인 ‘메타’(구 페이스북)에서 미래 AI 활용 방안과 비즈니스 기회 등 고도화된 메타버스 미래상을 공유했다.

특히 메타코리아의 허욱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담당하면서 AI를 활용한 차세대 메타버스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메타버스에서는 모두가 각자의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게 되므로, 상대가 잘 학습된 AI라면 마치 사람과 소통하듯이 정보를 교환하거나 교육을 제공받는 등의 활동이 가능해진다.

교육과 같은 기존 분야의 변화를 가져온 메타버스와 AI [셔터스톡 제공]
교육과 같은 기존 분야의 변화를 가져온 메타버스와 AI [셔터스톡 제공]

또 현재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정책대표와 메타버스 벤처기업 ‘칼리버스’의 대표 등이 모여 메타버스 미래 트렌드를 소개했다.

해당 시간에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공간과 휴먼 관련 국내외 메타버스 서비스뿐만 아니라 향후 메타버스를 활용해 B2B(기업 간 거래)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IITP의 프로젝트 매니저와 함께 지난 9일 개최된 IT·가전 전시회 CES 2024의 미래 산업 핵심 키워드와 그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최신동향을 공유했다.

메타버스가 미래 먹거리로 등장하면서 공공기관과 산업계는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장을 열고 있으며,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메타버스가 한 축이 될 것이라는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IITP 전성배 원장은 이날 "생성형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의 고도화로 메타버스·ICT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국내 메타버스 산업도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전략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IITP가 메타버스 분야 R&D 및 융합형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메타버스융합대학원 등 전략적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