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의 예술 그림자 회화(카게에)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가 한국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 ‘오사카 파노라마전’을 개최한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은 오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후지시로 세이지의 카게에 작품 200여 점을 전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카게에란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낸 종이에 셀로판지를 붙이고 빛을 비추어 형형색색의 불빛과 그림자를 통해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빛의 강도나 투사율 등으로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결정되기에 치밀한 계산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한 세기에 걸친 인생을 살아오면서 마주한 빛과 그림자를 카게에로 표현하고, 그 작품들을 파노라마처럼 전시장 안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는 이번 한국 전시회가 가장 의미를 두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전시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조선 설화를 재창작한 ‘선녀와 나무꾼’ 작품 시리즈 14점을 최초 공개한다.
원래 ‘선녀와 나무꾼’ 작품은 그가 30대였던 1958년 일본에서 먼저 공개된 작품이다.
그러나 한국의 설화를 참고하여 만들었음에도 선녀와 나무꾼 작품이 소실되면서 한국에서는 해당 작품이 전시되지 못했다.
이에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는 이번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통해 한국에서도 해당 작품을 선보이고자 고령에 나이에도 다시 선녀와 나무꾼 작품을 만들어냈다.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는 옛 설화 재현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 설화 베이스의 작품을 만든 적이 있음에도 과거 두 차례 한국 방문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푸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시 선녀와 나무꾼 작품을 만들 때 80년간 작업하며 몸은 늙었지만, 기술은 지금도 여전히 발전하고 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의 카게에 작품 속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사랑과 평화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도쿄에서 골판지와 전구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카게에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아름다운 찰나를 공유하고자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이번 전시가 한·일 양국 간의 관계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끝으로 작가의 긴 작품활동 동안 인상 깊게 남은 작품에 대해서는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꼽았다.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는 “겐지의 동화가 나를 카게에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동화에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고, 내가 지금 펼쳐나가고 있는 사랑과 치유의 메시지는 대부분 그의 작품에 공감하면서 얻은 영감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