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휘발유 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중국 자동차 딜러들이 전기 자동차 전환에 느리게 대응하는 외국 브랜드를 버리고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자국 전기차 제조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상하이 외곽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올해 수개월에 걸친 개조 공사를 마치고 닛산의 일부인 일본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의 모델은 앞마당에서 사라졌다.
세련된 새 전시장에는 중국 자동차 제조 대기업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서브 브랜드인 지커가 생산한 세단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새로운 상하이 전시장은 중국에서 매출 기준으로 4번째로 큰 딜러 체인인 용다 자동차가 작년에 '지커 하우스'로 전환한 두 번째 매장이다. 동부 도시 창저우에 위치한 다른 시설은 2006년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 MG 로버의 폐허에서 탄생한 로에베 브랜드로 자동차를 유통했다.
용다의 전기차 사업부 선 티안야 총괄 매니저는 "인피니티와 로웨의 수익성과 판매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적자를 내는 대리점을 폐쇄하고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전기차 브랜드의 판매점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사는 쉐보레를 포함한 여러 내연기관 중심의 중급 해외 브랜드와도 거래를 종료했다"라고 덧붙였다.
장쑤성 동부에 본사를 둔 지역 딜러 체인인 하이펑 그룹은 용다보다 이 변화에 먼저 움직였다.
중국 내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 보급률이 5%를 넘어선 직후인 2021년부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하이펑은 지난 3년 동안 외국 브랜드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하는 6개 대리점을 폐쇄하고 27개의 현지 전기차 브랜드 매장을 판매 네트워크에 추가했다. 이 그룹의 지난해 내연기관 자동차 사업 수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반면, 전기차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이펑의 후펑청 사장는 "만약 우리가 ICE 자동차 부문을 계속 유지했다면 지금쯤 고객 기반이 30%나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딜러로서 우리는 산업 변화에 적응하고 흐름을 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딜러 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중국 내 내연기관 자동차 딜러의 수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반면, 전기차 딜러는 17.2% 증가다.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파트너이자 전무이사인 스티븐 다이어(Stephen Dyer)는 "(외국 브랜드의) 판매량은 중국 배터리 전기차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면서 감소하고 있다"라며 "그들의 입장에서는 딜러 수가 줄어들어 판매량이 감소하고 이에 딜러 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ICE 자동차 판매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중국 딜러들은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딜러 체인인 선폰다 그룹은 43개 딜러 중 전기차 판매점 한 곳만 운영하고 있으며, 자동차 시장의 '거시 경제 환경'과 '치열한 경쟁'을 이유로 작년 총이익이 4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