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또다시 동반 강세를 보였다. 나흘 연속 상승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무대 복귀 연설에서 기준금리와 유가가 더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8.34포인트(0.92%) 오른 4만4565.0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34포인트(0.53%) 상승한 6118.71, 나스닥종합지수는 44.34포인트(0.22%) 오른 2만53.68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겨냥해 금리인하 압박을 넣기 시작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이날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화상으로 송출한 기조연설에서 "나는 즉각 금리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도 금리는 우리를 따라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연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금리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사실상 연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한 압박이 시작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블루칩데일리트렌트리포트의 래리 텐타렐리 수석 기술 전략가는 "트럼프가 실제로 금리를 통제할 순 없지만 시장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며 "지금까지 시장은 트럼프의 정책 방향을 선호한 것처럼 보이는데 앞으로도 그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 후 금리 시장에서 3월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소폭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28.2%로 반영되고 있다. 전날 마감 무렵의 24.6%에서 상승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 인하를 요청할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도 1% 안팎으로 하락했고 단기 국채금리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는 기술주를 비롯한 성장주에 우호적인 여건이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등락이 엇갈렸다. 메타플랫폼스가 2% 이상 올랐을 뿐 나머지 종목은 보합권에서 오르내렸다.
넷플릭스는 작년 4분기 호실적의 낙관적 분위기를 이어가며 이날도 3% 이상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가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야심 차게 발표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의구심을 드러낸 여파다.
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인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전날 급등에서 반락, 7.43% 떨어졌다. ASML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2%대 하락률을 보였다.
GE 자회사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 GE에어로스페이스는 예상치를 웃돈 4분기 실적과 함께 7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배당금 30% 인상 방침을 밝히면서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반면, 세계 최대 규모 비디오게임 개발·유통업체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축구 게임의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연간 예약 가이던스를 낮춰잡자 주가가 17%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1월 11일까지 집계된 주간 연속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189만9천명으로, 직전 주 대비 4만6천명이나 증가했다. 189만9천명은 2021년 11월 13일로 끝난 일주일 이후 최대치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틱톡이 결국 매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틱톡에 대해 아주 따뜻한 애정이 있다"면서도 "틱톡은 매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올랐다. 의료건강은 1% 이상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8포인트(0.53%) 내린 15.0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