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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더본코리아 상장 후 주가 하락…원인은?

지난해 11월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던 더본코리아의 상장도 이후 3개월 만에 고점 대비 절반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슈가 된 제품 하자 우려와 프랜차이즈 점주 갈등 현황, IPO 시장 문제 등을 정리했다.

▲ 상장 이후 더본코리아 주가 고점 대비 반토막

지난 12일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2만 8650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지난 11월 공모가인 3만 4000원보다 약 14.7% 떨어진 가격으로, 장중 최고가였던 6만 4500원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55%에 달한다.

이러한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주로 제품 원산지 표기와 원료 함량 등 제품 하자 논란이 주로 꼽힌다.

먼저 지난 설 명절에는 국내 축산업 진흥을 위해 출시했다는 ‘빽햄’에 경쟁사 대비 낮은 돈육 함량과 일부러 높은 가격을 정가로 책정하고 할인율을 높게 보이도록 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더본코리아는 규모의 경제로 인한 차이가 원인이며 당시 진행했던 45% 할인 행사로 남는 마진이 사실상 없다고 해명했으나 주가는 3만 원대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

이후 또 다른 제품인 ‘백석된장’에서도 외국산 원료가 사용되면서 농지법 위반 우려가 제기됐다.

해당 제품이 생산된 지역은 농업진흥구역이었는데, 해당 장소에서는 법적으로 반드시 국내산 원료만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다양한 논란이 빚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과 달리 실적 자체는 견조한 모양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4643억 원, 영업이익 3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06%·40.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1.13% 증가한 316억 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맹점과의 공고한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외식과 호텔, 유통 등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또 “원재료 문제에 관해서는 법령에 맞춰 생산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 상장 기념식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 상장 기념식 [연합뉴스 제공]

▲코리아 디스카운드, IPO 시장의 구조적 문제인가

한편 더본코리아도 피해가지 못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문제를 IPO 시스템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개인은 물론 기관조차도 기업의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하는 것이 아닌, 단기 차익을 노리고 IPO 시장에 참여한다는 목소리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낮은 의무 보유 확약률을 꼽는데, 실제로 더본코리아 IPO 당시 국내외 기관이 배정받은 188만 7734주 중 절반인 93만 6986주는 확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가져간 23만여 주는 구매 즉시 매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의무 보유 확약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통해 투자자들이 주식을 구매할 때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한다는 약속이다.

연기금 등 기관이 기업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해야 하는 미국 등 선진국 제도와 달리 우리나라의 의무 확약 비율은 지난해 18.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더본코리아 상장 후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은 2일 동안 거래 가능한 주식의 85% 이상인 79만 6640주를 매도하며 차익을 챙긴 바 있다.

반면 우리사주 제도를 통해 주식을 구매할 경우 1년간 의무적으로 팔 수 없는 ‘보호예수’ 제도가 적용되는 더본코리아 직원의 경우 배정된 60만 주 중에서 약 15만 주를 구매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장기적인 영업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외식업종 평균 존속기간은 약 6년인데 더본코리아 가맹점은 3.1년으로 짧다”라고 말했다.

다만 더본코리아 측은 “해당 자료는 프랜차이즈뿐만이 아닌 국내 외식업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며, 3.1년이라는 수치는 3년 차에 접어든 가맹점이 많다는 뜻이지 3년 만에 문을 닫는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거래소 본관 [연합뉴스 제공]
한국거래소 본관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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