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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2분기, DLS·사모펀드 손안댄 KB국민·농협 선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가운데 KB금융과 농협금융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들이 DLS(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과 잇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환급과 손실 등을 고려해 그만큼 많은 관련 비용 충당금을 쌓느라 이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피해기업 금융 지원으로 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나온 성과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4개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 KB금융 9천818억원 ▲ 신한금융 8천732억원 ▲ 하나금융 6천876억원 ▲농협금융 5,716억원 ▲ 우리금융 1천423억원 순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이 신한(3조4천35억원), KB(3조3천118억원), 하나(2조4천84억원), 우리(1조9천41억원), 농협(1조7천796억원) 순서였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과 우리가 각 2위, 5위로 내려앉고 KB와 농협이 1위, 4위로 올라선 셈이다.

5대 금융그룹 회장 (왼쪽부터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2020.1.2

희비를 가른 것은 부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가 약 3천800억원어치 판매한 DLS 펀드 관련 충당금으로 2분기 1천248억원을 쌓았다.

계열사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라임 펀드 판매액의 3분의 1 수준인 769억원도 영업외비용에 반영됐다.

펀드 관련 충당금 및 비용 때문에 총 2천17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신한금융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성격의 대출 관련 미래 부실 위험과 관련한 충당금도 1천850억원 적립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DLS·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충당금 1천600억원과 코로나19 대출 등과 관련된 '미래 전망' 충당금 2천375억원 등 모두 3천356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하나금융은 사모펀드 관련 준비금 1천185억원을 비롯해 2분기 모두 4천322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가 2분기에 '동학개미운동' 등과 함께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수익이 크게 늘었고 등 비(非)은행 계열사들의 이익이 급증한 덕을 봤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1조3천446억)을 기록해 2012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5대 금융지주 순이자마진 동반하락

5대 금융지주는 공통으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NIM이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회사들의 수익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2분기 각 금융지주의 NIM을 보면 ▲ KB금융 1.74% ▲ 신한금융 1.84% ▲ 하나금융 1.62% ▲ 농협금융 1.67% ▲ 우리금융 1.58%였다. 전분기보다 각 10bp(1bp=0.10%포인트), 2bp, 0bp, 3bp, 5bp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 은행들이 초저금리 시대에도 NIM 3%대를 기록하는 점을 들며 "저금리 기조가 계속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과 담보대출에 과도하게 편중된 사업구조의 변경은 선택이 아니라 당위의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와 금융투자부문의 활성화는 초저금리 시대에 국내 금융업권이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