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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안면홍조, 성장기 수치심과 모욕감 때문

실 내외 온도 차이가 어느 계절보다 큰 겨울, 찬바람 실컷 맞다 실내로 들어오면 얼굴이나 온몸이 붉어지면서 가렵기도 하다. 이는 확장된 모세혈관이 피부를 붉게 물들이기 때문으로 보통은 금세 가라앉는다.

또 사람이 감정의 변화를 느낄 때에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역시 보통의 경우엔 금세 수습된다.

 

하지만 조그마한 감정의 변화에도 쉽게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장시간 새빨간 홍당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안면홍조증세 중 하나인 감정홍조라는 것이다.

안면홍조는 흔히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요즘엔 갱년기 여성뿐 아니라 젊은 층이나 남성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가히 홍당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실제 홍당무야 몸에 좋은 식품이지만, 홍당무 얼굴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여러모로 불편하다.

란클리닉 오재성 원장은 “감정홍조는 몹시 당황하거나 흥분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 대인관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 오해를 사기도 한다”며 “춥고 더운 환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오 원장은 “감정홍조는 권위적인 부모에게서 지나치게 억압되고 통제된 환경에서 양육된 경우, 어린 시절 배려나 존중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감정발산을 제대로 못하고 대인관계를 억제하거나 부끄러워함에서 생긴다”며 “소아기의 자존감 상실이나 불안경험이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성인이 되어서도 스트레스에 대해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감정홍조 자가진단표]

1. 성격이 소심하다.
2. 홍조가 생기면 얼굴이 꽉 찬 느낌이다.
3. 남 앞에 나서거나 발표를 해야 할 때 극도로 긴장된다.
4.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격해지거나 울컥한다.
5. 수치심이 강하고 부끄럼을 잘 탄다.
6.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남과 어울리는 게 힘들다.
7. 어릴 때부터 억압을 받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았다.
8.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겪은 적이 있다.
9. 스트레스를 받으면 급격하게 피로하다.
10. 기력과 체력이 없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11. 불면증과 만성피로가 있다.
12. 수족냉증과 생리통이 있다.
13. 원래 머리 숱이 적거나 탈모가 된다.
14. 뒷골이 당기고 어깨가 뻣뻣하다.

위의 체크리스트 중 7개 이상에 해당하고, 감정홍조로 인해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을 정도라면 전문의와 상담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감정홍조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므로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치료와 더불어 감정순환요법과 병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