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천천히 가지만 뒤로 가지는 않는다'라고"
최근 개봉한 멜로 영화 '키친'에서 김태우의 동업자 권주혁 역을 맡은 배우 박상훈은 평생동안 하고 싶은 일로 '연기'를 꼽았다.
배우라면 누구나 연기를 천직으로 생각하겠지만 연기에 대한 박상훈의 열정은 남다르다. 모델 출신 연기자 주지훈의 추천을 받아 잡지 지면 모델부터 시작하게된 그는 모델 일을 하면서 우연히 연기를 배우게 됐다고.
박상훈은 "원래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주변의 권유로 연기를 배우게 되면서 난생 처음으로 평생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전에는 깊은 의지를 가지고 뭘 해야겠다는 생각, 장래희망이라고 말할 만한 그런 것이 없었어요. 남들이 좋다고 하고 멋있어 보이는 것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요"라며 "연기는 처음 생긴 장래희망인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기의 매력을 '희열감'이라고 표현했다. 평소 내성적이고 말이 없다는 그는 생각은 많아지는데 그것을 행동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각을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점,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에서 막 희열감이 느껴지더라고요"라고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약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연기에 대한 공부를 해오고, 작품 출연을 했던 박상훈은 "솔직히 열정이 사그러든다고 느꼈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게을러지고 긴장이 풀어졌다고 생각이 되면 더 바쁘게 살려고 해요. 하루에 잠은 2~3시간 밖에 못 잔다고 해도 일부러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보고 시나리오 같은 것도 읽으면서 부지런해지려는 습관을 들이려고요"라며 "그렇게 하다보면 조금씩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의 연기를 보면서 자극도 받고 '나도 더 해야지'라는 생각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성실하게 내공을 쌓아온 박상훈은 지난해에만 드라마 '맞짱', 영화 '앤티크', '키친' 등 3작품에 출연했다. '연기를 접했을 때보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상훈은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전에는 더 부족했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테고"라며 겸손히 말했다.
박상훈은 "연기는 열심히 해서 좀 늘었다 생각하면 곧 침체기가 오더라고요. 잘하는 것 같다 생각하면 단점들이 보이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기간이 생겨요"라며 "단점을 한동안 파고 들다보면 갑자기 실력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고, 또 슬럼프가 오고"라고 연기 경험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계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의 끝은 없는 거죠"라며 "중요한 것은 뭔가를 계속하는 이상 올라가면 올라가지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거죠. 연기를 못한다는 고민이 들어도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차분히 밝혔다.
또 "'백조의 발버둥' 같은 거랄까? 남이 보면 수면에 드러나지 않으니까 천천히 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잖아요. 멈춰있거나 뒤로 가는 게 아닌 앞으로 가니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가는 게 중요한거죠"라고 덧붙였다.
"계속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번에 눈에 띄는 것은 아니라도 '예전보다는 지금이 더 좋아졌네',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 같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박상훈. 배우 한석규처럼 로맨스면 로맨스, 액션이면 액션 등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그의 2009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