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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불경기에 지방에서 손꼽히는 대형 상가마저 불황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1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광주특별시와 대구, 목포, 부산에서 4건의 대규모 상가 빌딩이 경매에 나와 2건은 이미 낙찰됐고 2건은 경매될 예정이다.
부산대학교 지하철역 앞에 위치한 부산시 금정구에 소재한 M메가플렉스와 부대시설이 경매 나왔다. 감정가는 82억원이었으나 1년간 유찰을 거듭해오다가 지난 4일 감정가의 16%인 13억8천만원에 낙찰됐다.
대구에도 지하철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한 A시네마가 경매 시장에 등장했다. 감정평가액이 284억원이 넘는 이 건물은 작년 12월에 처음 경매돼 2번 유찰을 거듭한 끝에 지난 9일 감정가의 약 절반 가량인 160억원에 낙찰됐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감정가 516억원이 넘는 상가건물도 경매 나왔다. 이 상가는 지하 2층 지상 12층 구조로서, 10개의 상영관을 갖춘 복합상영관 H시네마와 Y예식장을 비롯해, 야외 골프연습장, 헬스, 볼링장, 레스토랑을 고루 갖춘 광주의 초대형 상가다. 오는 11일 광주지방법원 16계에서 감정가에 경매될 예정이다.
목포에는 감정가 236억원이 넘는 대규모 농수산물도매시장 전체가 경매 처분된다. 2층 건물이 여러 개 동이 길게 위치했으며, 농산물 점포와 수산물 점포를 비롯해 마트와 휴대폰 대리점 등이 영업하고 있다. 3월부터 총 3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대폭 낮아져 다음달 20일 감정가의 56%인 132억5200만원에 경매가 예정돼있다.
◇ 지방 상가의 체력 저하 원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방의 대규모 상가가 경매 나오는 이유는 체력이 약한 지방의 상가가 장기화된 불경기나 금융위기로 인해 장사가 부진할 경우 과다한 대출금으로 이자와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감정가 30억원이 넘는 업무·상업시설은 전국에 걸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874건이 경매진행 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624건과 비교할 때 40% 늘어난 수치다.
반면 투자자들이 매입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매각률이나 매각가율은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올해는 평균적으로 대형 업무상업시설의 평균 매각가율이 48.2%에 불과해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초라한 매각 결과를 보였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불황이 깊어지면서 최근에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형 상가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있는데 임차인이 많고 유치권 등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금액이 워낙 커서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점한 업체들의 보증금과 금융권의 채권 회수 등 문제가 발생해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매 기간이 길어지면 건물 관리와 영업이 정상적이지 않아 해당 상가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까지 침체되는 도미노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