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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BRICs) 4개국 정상들이 선진국 중심인 현 세계경제질서의 개혁을 촉구하며 나섰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및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3대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사상 첫 브릭스 정상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브릭스 정상들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국제금융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서방 중심의 세계경제질서 개혁 및 개도국의 지위 향상을 요구했다. 또한 브릭스 국가들 간의 상호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테러리즘과 에너지 및 식량안보 등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폭 넓게 논의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슈퍼통화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앞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도 "달러 외에 새로운 기축통화가 탄생하면 글로벌 금융체제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브릭스 정상들은 미 달러화가 계속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인식에 공감하면서도 달러를 대체할 슈퍼통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과제로 남겨뒀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크렘린 경제수석은 회담 전 기자회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새 기축통화에 대한 구성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겠지만 지금은 누구도 미 달러화의 지위가 손상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또 개도국의 권익이 무시되는 IMF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상들은 "IMF는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력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IMF에서의 브릭스의 의결권 확대를 요구했다.
브릭스는 현재 세계 전체 인구의 42%와 글로벌 기축통화 보유량의 42%를 차지하나 IMF 의결권은 4개국 모두 합쳐도 미국(16.77%)에 크게 못 미치는 9.9%에 머물러 있다.
브릭스는 오는 2011년 1월까지를 IMF의 의결권 개혁시한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미 중국은 SDR로 표시된 IMF 채권 매입에 5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브라질과 러시아도 각각 100억달러어치의 IMF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정상들은 빈곤 문제와 식량 가격 변동에 즉각 대응할 것을 호소하는 세계 식량 안보에 관한 성명을 별도로 채택했으며 내년 정상회담을 브라질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한편, 브릭스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및 중국(China)의 개국 머리글자를 따 만든 것으로 이 용어는 지난 2001년 경제적으로 급부상하는 신흥시장이라는 관점에서 미국의 투자회사 ‘골드만삭스’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