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 '빅3' 로 알려졌던 대우일렉이 주요 사업부를 모두 매각 확정함에 따라 앞으로 국내 가전 시장구도에 변화가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일 채권단 및 관련 업체에 의하면 대우일렉이 매물로 내놓은 주요 사업부는 총 4개로, 가장 관심이 모아졋던 영상 및 TV사업부는 대우일렉(대표 이성)의 직원120명이 설립한 대우디스플레이가 인수키로 했다.
또한 청소기와 가정용 소형 모터 사업부는 각각 경기도 용인의 '에이스전자'와 광주광역시 하남공단에 위치한 하남전기가 인수에 나서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사업부는 귀뚜라미그룹이 인수자로 선정됐다. 귀뚜라미는 에어컨 업계 선도그룹으로, 지난 2003년과 2006년에 센추리 아산공장과 범양냉방을 각각 인수해 냉방공조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
대우일렉 직원들은 귀뚜라미그룹으로 고용승계가 이뤄지고, 대우일렉 천경호 시스템사업부장이 귀뚜라미그룹의 에어컨 총괄본부장을 맡게 된다.
귀뚜라미가 에어컨 사업을 인수하면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에어컨 시장에서 단번에 '빅3'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귀뚜라미그룹은 인수를 마무리하는 대로 기업과 시스템 시장뿐 아니라 가정용 에어컨시장에도 공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일렉은 앞서 회사 매각을 위해 두차례 협상자를 선정했다가 인수·합병(M&A)이 불발에 그쳤다. 이후 냉장고·세탁기·주방기기 등 백색가전 사업만 남기고 영상(TV)·에어컨·청소기·소형모터 등 주요 4개 사업부를 쪼개어 모두 매각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대우일렉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대우는 냉장고와 세탁기·주방용품 사업부만 남게 됐다”며 “이번에 정리된 4개 사업부는 생산설비나 기계, 반제품, 부품 등을 매각한 것인만큼 해당 인수업체들은 ‘대우’라는 브랜드나 상표를 붙여 제품을 팔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우일렉이 주요 사업부들을 정리함에 따라 매출이 크게 줄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가전업체 시장재편이 불가피 할것으로 보인다.
이미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웅진 등 중견 가전업체가 새로이 자리를 대신하게 될지 구조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일렉 측도 “이전에 사업부 조정은 주로 인력이 맞춘 데 비해 이번에는 사업 자체를 조정한만큼 대우도 회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며 “새로운 대우를 위한 모든 작업이 마무리됐으므로 대우 회생에 적극 나서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대우는 이미 4개 사업부 매각과 함께 구미와 인천 공장을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부 구조조정 작업도 벌였다. 올해 초까지 2500명에 이르던 전체 인원을 지속적으로 줄여 현재 1300명가량만 남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