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밴드 ‘플라워’의 보컬 고유진이 “나를 있게 한 밴드, ‘플라워’의 10주년 베스트 앨범이 올해 안으로 꼭 나올 예정”이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밝혔다.
지난 2004년 5월, 솔로 앨범 ‘신생아’(新生我)부터 최근 디지털 싱글 앨범 ‘바보라서...(고질병)’까지 5여 년간 솔로 활동에 전념해 온 고유진은 솔로앨범으로 1년여 만에 컴백한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위와 같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플라워의 보컬’로 또는 ‘플라워의 솔로가수 고유진’으로 이중(?)활동을 병행 중인 그는 애절한 미성으로 록음악 팬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공연가수’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는, ‘공연을 사랑하는 가수’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유진은 ‘공연’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금세 생동감 있는 눈빛으로 변해 기자를 바라보며, ‘공연가수’라는 단어에 대해 속내를 털어놨다.
고유진은 “전 공연하는 것은 좋아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그래서 (플라워)밴드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항상 플라워 밴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올해가 플라워 데뷔 10년째에요. 1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칠 예정이고요. 물론 올해 안에 ‘플라워 베스트 앨범’을 낼 거에요. 플라워 앨범은 히트곡들을 재편곡하고 두 개 정도의 신곡이 삽입될 것 같고요”라고 설명하며 남은 2009년을 솔로활동과 밴드활동 등으로 한층 바쁘게 움직일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고유진이 바쁜 이유는 그 스스로가 공연을 즐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잘 알려진 ‘눈물’, ‘엔드리스’, ‘걸음이 느린 아이’, ‘크라잉’ 등 유명한 노래에 비해 그의 얼굴은 좀처럼 알려지지 않아 소위 말하는 ‘얼굴 없는 가수’로 지목되기도. 이러한 이야기에 대해 고유진도 고민했었던 듯 “다들 ‘예능에 왜 안 나오냐’고 하시더라고요”라며 “이젠 티비 출연도 기회가 된다면 할 참”이라고 소식을 알렸다.
또 그는 “최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김태원 선배님이나, 얼굴이 잘 안 알려졌던 분들이 뒤늦게 브라운관 나오면서 성공한 케이스가 많은 것 같아요”라며 공연만이 아닌 다양한 활동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지독한 연습과 공연, 또 연습... 이렇듯 공연무대를 사랑하는 가수는 시간이 없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터. 그래서인지 고유진은 자신의 롤 모델을 “변하지 않는 자기만의 음악 색깔을 가지고, 어느 정도 대중과도 타협할 줄 아는 이승철 선배님”이라고 꼽았다.
고유진은 “밴드로서는 ‘윤도현 밴드’의 음악성을 본받고 싶고요. 굉장히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플라워’ 활동 때에도 무척 좋아 했어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록음악의 정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보통 대중들은 ‘록’이라면 기존 하이톤의 강한 기타사운드 음악을 생각해요. 이런 것들은 막 긁고, 부시고, 지르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면들도 많아요”라며 “저는 전형적인 록음악은 굉장히 따뜻하다고 생각해요. 드럼, 베이스기타 등 기계적인 음악이 아닌, 이런 것들은 리얼 사운드거든요. 대중들에게 외면 받는 음악이 아니라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 ‘록’이라 생각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록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들에게 보여 지는 모습만이 록의 전부가 아니라,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표출하는 음악이라고 ‘록 음악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 내가 있었으면 해요”라고 항상 마음속에 지녀온 포부를 드러냈다.
평생 록 음악만을 굳건히 지키고 갈 고유진은 “훗날 록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라며 “5년, 10년, 그 이후에도 록을 하고 있을 거예요. 세월이 흐르면 록 음악에 대한 감정이나 깊이가 달라질 것이고, 더욱 숙성된 톤으로 한층 깊이가 묻어나는 록을 선보일 수 있을 거예요. 록을 통한 다양한 음악으로 대중을 위한 록 음악을 하며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자 계속 노력하려고요”라고 ‘평생 음악인’이라는 마음을 고백했다.
더불어 고유진은 ‘제자 양성’도 생각한다고. 얼마 전 ‘교수 자리’ 제의도 받았다던 그는 “좀 더 시간이 흐르면 강단에 설 수도 있을 듯해요. 요즘 학생들은 현장에서 띄고 있는 젊은 교수들을 선호한다고 들었어요. 저 또한 그들(학생)의 생각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들이 곧 제 음악을 들어주는 관객이잖아요”라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사진=민보경 기자)